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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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8/06/11
Pages/Weight/Size 130*200*30mm
ISBN 9788954651745
Categories 에세이
Description
슬픔을 품는 따뜻한 얼음의 메시지

힘내라는 한마디보다 더 깊은 위로가 되는 공감의 시선




헤르츠티어라는 사진가가 있다. 그는 사진으로 글을 쓰고, 글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마음을 뜻하는 독일어 ‘herz’와 짐승을 의미하는 ‘tier’의 합성조어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타 뮐러의 동명 소설(『마음짐승』) 속 한 문장에서 그 이름을 빌려왔다. 낮에는 문학편집자로, 퇴근 후에는 길에서 사진 줍는 사람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길 위의 성실한 관찰자로서 우리 삶의 비의와 사랑, 슬픔이 맺혀 있는 인상 깊은 순간들을 사진에 담아왔고, 그라폴리오 스토리전 Vol.1에 참여해 석 달간 첫 사진전을 갖기도 했다.



사진에세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머무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 한 세계를 이루는 사랑과 그 세계가 일순 사라져버렸을 때의 상실의 감각이 주를 이룬다.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면서 또 쉽게 공유할 수 없는 아픔인 상실감과 슬픔에 대해 말하는 것이, 어둠 속을 더듬어 빛을 찾아가는 사진의 원리나 과정과 비슷하다고 작가 헤르츠티어는 말한다.



이따금 오래전에 찍은 사진 파일들을 열어 보다 그 낯섦에 잠시 고개를 갸웃할 때가 있다. 분명 내가 찍은 사진인데, 왜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거나 이제는 별 감정 없이 볼 수 있게 된 게 낯설기도 하다. 장면을 포착해 셔터를 누른 나, 사진 속 대상과 교감하며 셔터를 눌렀던 나는 지금의 나와 전혀 다른 존재인 것만 같다. 작가이자 미술평론가 존 버거는 모든 사진에는 내레이터가 있다고 말한다. 무심히 찍은 한 장의 사진에조차 촬영자의 시선이 있고, 그 순간의 교감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나와 함께 있었던 연약하고 무상한 존재들의 숨을 기억하는 방식, 그것이 사진 예술의 한 특성이기도 할 것이다. 헤르츠티어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은 곁에 있을 땐 있음을 보고, 없을 땐 그 없음을 보려고 애쓴 사진에세이다.



Contents
프롤로그

F1.4 절벽에 매달린 나의 밤으로
바라보니 함께 눕고 싶었다 | 수도꼭지 | 블랙박스 | 별들은 벌써 잠이 들었다 | 해시태그(#) | 프리허그 | 아무도 오지 않는다 | 나무 뒤에 숨어서 | 밥은 먹고 다니니 | 애도 일기 | 얼음: 예쁘고 차가운 꿈 | 눈을 뗄 수 없었지 | 이것은 시간의 주검이다 | 나를 부끄럽게 할 셈인가요

F2.0 추억은 무례하다
꿈의 기록 | 향 | 몸보다 마음이 먼저 예감했던 | 그마저 잘 안 되었다 | 비행의 이유 | 나의 유년 | 안면도安眠島 | 귀신도 도깨비도 없었다 | 개들의 묘지 | 고수의 칼맛 | 추억은 무례하다 | 눈을 살해하다 | 꿈속 거기

F3.5 다가가 이름을 부르자 그 별은 금세 졌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 너는 네가 오고 싶을 때 온다 | 저 위에 별 하나 박겠다 했지 | 숫눈에 새긴 기억 | 모두 길이었다 | 물 위의 만종 | 일방통행로 | 투명한 울음 | 너도 세입자 나도 세입자 | 가면 생각 | 스완네 집 쪽으로 | 생채기

F4.5 어젯밤 그 자리엔 아무도 없었지만
한 걸음이 물음이었고 | 그 밤을 나는 잊지 못하지 | 그늘의 저편 | 악몽 | 명치끝이 아프다 | 힘이 솟는다 | 감금된 생 | 친구 | 가위 | 너의 이름은 | 너는 공중을 잃었다 | 당신의 무늬

F5.6 네가 거기 있어서, 나도 거기 있었다
누가 버린 꽃 | 봄밤 소묘 | 아이는 개의 등을 만지며 | 곁 | 사진은 기억한다 | 바람의 일생 | 아저씨, 왜 우세요? | 부부유친 | 이 상상이 저물지 않는 한 | 우리를 다녀간 감에 대하여 | 석류 | 엄마, 나를 놓지 말아요 | 그 숲에 버리고 온 숨이 있다

F6.0 슬픔의 중력
좋은 포옹의 한 예 | 길고양이의 말 | 아직도 밤이 무서워요? | 개인적 설화 | 종이배 접기 | 삼십 년이 집에 돌아왔다 | 대출상담 | 사랑혐오에 반대함 | 조금 무서운 꿈을 꾸었을 뿐 | 태풍은 좋겠다 | 파업이 밥이다 | 집은 가장 먼 곳이었어 | 영목항 갈매기 | 세상에 믿을 건 자기뿐이라는 그를 | 당신의 잠 | 슬픔의 중력 | 생애 첫 눈을 맞은 개에게

F7.1 밝은 방
밝은 방 | 닭과 나 | 고래의 눈 | 분홍이 | 어찌 저를 버리시나이까 | 별주부 유언 | The horse on the wall | 위안의 감각 | 착한 풍경 | 저녁의 이음표 | 하늘빛 허공에 눕다 | 누가 떨어뜨린 잉크 자국처럼 | 구렁이 | 중력 | 꽃길로 나아가소서

F8.0 사랑 장례식
사랑 장례식 | 두 사람 | 답장: 목련에게 | 한쪽 눈으로 걷기 | 그토록 익숙했던 것이 | 어떤 기도문 | 저 의자 | 그것이면 되었지요 | 맹인 악사 | 피그말리온 | 환상의 빛 | 저 숲에 누가 있다 | 이따금 소금 먹은 안개가 혀에 닿았다 | 흰빛, 적막한

에필로그
Author
헤르츠티어
안면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열다섯 살 때 길에서 일회용카메라를 주우며 처음으로 셔터란 걸 눌렀다. 책이 좋아서 책을 좇았고 글과 이미지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이따금 바람을 음표 삼아 작곡을 하고 영상을 찍는다. 겨울을 좋아하고 첫눈이 내리면 여전히 가슴이 쿵쿵 뛰는 사람. 2017년 네이버 프로젝트 꽃 그라폴리오 스토리전 Vol.1을 통해 첫 사진전을 가졌다. 무심한 일상에 반격하고 싶어 사진을 줍고, 낯모르는 당신의 곁을 자주 기웃거린다.
www.grafolio.com/herztier
안면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열다섯 살 때 길에서 일회용카메라를 주우며 처음으로 셔터란 걸 눌렀다. 책이 좋아서 책을 좇았고 글과 이미지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이따금 바람을 음표 삼아 작곡을 하고 영상을 찍는다. 겨울을 좋아하고 첫눈이 내리면 여전히 가슴이 쿵쿵 뛰는 사람. 2017년 네이버 프로젝트 꽃 그라폴리오 스토리전 Vol.1을 통해 첫 사진전을 가졌다. 무심한 일상에 반격하고 싶어 사진을 줍고, 낯모르는 당신의 곁을 자주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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