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진보와 자유의 힘이었는가 분열의 힘이었는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짚어본다
종교개혁은 유럽을 변혁했고 근대 세계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그런데 종교개혁이란 무엇이었는가? 진보와 자유, 근대성으로 나아가는 힘이었는가 아니면 분쟁과 분열, 억압을 낳는 힘이었는가? 두 세기에 걸친 종교개혁기에 교회와 국가의 관계, 신민과 통치자의 관계, 남성과 여성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종교개혁이 유럽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 기독교를 오늘날의 세계 종교로 바꾸어놓은 현상이었다고 주장한다. 종교개혁의 불길은 하나였을까? 저자는 아니라고 답한다. 오늘날 학계의 중론은 종교개혁이란 “저마다 고유한 지향과 의제를 추구했던 복수複數의 신학적·정치적 운동들”의 총합이라는 것이다. 루터, 츠빙글리, 칼뱅의 개혁 프로그램과 신학은 저마다 달랐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폴란드, 스칸디나비아, 네덜란드, 영국 등지에서 종교개혁은 현지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각기 다르게 귀결되었다. 종교개혁이 신교의 전유물이었던 것도 아니다. 가톨릭교 역시 공의회를 개최하여 스스로를 뜯어고치며 효과적으로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