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끝에 싸움 난다” “바늘만 한 싸움이 홍두깨 된다” “모름지기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 “싸우다 정든다”. 고릿적부터 하던 그저 그런 얘기겠지 싶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둘 이상 모이면 아이들은 싸웁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와 짐작도 할 수 없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아이들 싸움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툭탁거리고 뻐기고 우기고 내빼기는 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아이들의 일상입니다. 인류는 진화해 왔지만 ‘싸움’에 관해서만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기원전 1만 년쯤 매머드를 누가 먼저 발견했나를 두고 벌어졌던 싸움이 2014년의 어느 교실에서 4색 펜을 보여 줄 것이냐 말 것이냐의 싸움으로 바뀌어 있을 뿐입니다.
눈에 띄게 커다란 판형의 이 책은 ‘싸움’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하는 책입니다. 싸움의 역사와 의외의 효능, 발단과 전개, 싸움의 갖가지 유형이 소개됩니다. 진정한 싸움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한창이던 싸움이 마법처럼 끝장나는 순간은 언제인지 등등, ‘애들 싸움’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낸 이 그림책은 싸움에 관한 완벽한 백과사전이라 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