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복도훈의 첫 평론집. 문학을 막 시작하려 할 때 그것이 명을 다했다는 선언을 들어야 했던 ‘문학 없는 시대의 문학’에서 평론이 가야할 길을 묻는 고뇌의 흔적을 담았다. 이 책은 작가론과 작품론, 해설 등 한국소설에 대한 이모저모에 대한 내용에서부터 현대 한국문학의 중요한 현상에 대한 분석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읽는 한국문학의 키워드는 어둠을 응시하는 ‘눈먼 자’의 초상이다. 현실의 사회정치적 맥락과 인간 삶에서 필연적인 어두운 이면, ‘부정성’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체화한 작품들, 저자가 ‘축생’ ‘시체’ ‘자동인형’으로 묘사하는 괴물 같은 캐릭터들을 통해 그는 오히려 한국문학의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한다.
Contents
책머리에
제1부 부정성에 머무르는 힘
축생, 시체, 자동인형―2000년대 젊은 작가들의 소설에 등장한 캐릭터와 신(新)인류학
포스트모던 문명의 불만, 괴물들의 이상한 가역반응― 백민석의 『목화밭 엽기전』 『러셔』 『죽은 올빼미 농장』을 중심으로
죽음에 이르는 병―최수철의 『페스트』를 중심으로
문학 없는 문학을 위하여
언데드(undead)
제2부 더 나은 삶에 대한 꿈
유머와 기적―박민규와 윤성희의 소설에 나타난 (탈)주체성의 징표들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모래들의 꿈―안성호 소설집 『때론 아내의 방에 나와 닮은 도둑이 든다』에 대하여
생존이 꿈인 자들의 삶, 생존이 삶인 자들의 꿈―박민규의 네 편의 소설에 대하여
우정을 상상하는 세 가지 방법
정신분석과 환상에 대한 13개의 시퀀스
제3부 문학의 국경, 국경의 문학
연대의 환상, 적대의 현실―최근 한국소설의 연대적 상상력과 재현에 대한 비판적 주석
공포와 동정―최근 한국소설에 재현된 타자성과 정념의 정치경제학
노르망디의 실종자―조정래 장편소설 『오 하느님』에 대하여
거인과 북소리―강영숙 장편소설 『리나』 읽기
문턱에 대하여―신경숙, 강영숙, 백가흠의 단편소설에서 읽은 윤리의 아포리아
제4부 소설의 성좌 1
고통의 몸, 고통의 기록―백가흠과 윤대녕의 단편 읽기
위무하는 소설―윤대녕 소설집 『제비를 기르다』, 윤성희 소설집 『감기』에 대하여
잔혹 동화, 자정의 소설, 캐비닛 산해경―김숨, 박형서, 김언수의 소설에 대하여
멜랑콜리, 히스테리, 그로테스크―김인숙, 권여선, 김지현의 소설에 대하여
뉴웨이브 역사소설의 세 경향―김훈, 신경숙, 김경욱의 새로운 역사소설에 대하여
소설, 정념이 배치되는 성좌
제5부 소설의 성좌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윤대녕의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를 다시 읽다
추방된 젊음, 디오게네스의 윤리―김영하 장편소설 『퀴즈쇼』에 대하여
심연에서 비극으로―최인석 소설집 『목숨의 기억』에 대하여
소금과 불멸―명지현의 첫 소설집 『이로니, 이디시』에 대하여
가면의 허구에서 비의 진실로―김연수론
제6부 하나이면서 여럿인 문학
화염과 재: 김연수 소설이 말하면서 말하지 않은 것―김연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를 중심으로
아담의 말―최수철 소설집 『몽타주』에 대하여
허구를 해체하는 허구―박인홍 소설집 『벽 앞의 어둠』에 대하여
목소리가 사라지는 곳으로 문학이 가야 한다
하나이면서 여럿인: (포스트)문학의 윤리와 정치―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경유하여
맺음말: 두 좀비의 종말론적 문학여담―지구멸망을 몇 시간 앞둔 어느 날, 햇빛 찬란한 늦은 오후에
발표 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