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의 열반론과 열반론에서 전개되는 화쟁을 가능하게 하는 바탕이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해 쓴 책이다. 화쟁은 원효철학을 특징짓는 용어이고, 열반은 불교의 궁극적 목적이다. 열반이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궁극적인 즐거움을 얻는 것으로서 이는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은 '불일불이'의 경험이고, 살아 있는 것들 간의 사이와 사이 없음의 경험이다. 즉 열반은 존재자들의 평등하고 둘이 없는 참 성품을 체험하는 것이다.
다른 이론들을 화합하고 회통하는 화쟁은 한 주제 내의 상반된 견해들 속에서 같은 점도 함께 주목할 때 생겨나는 지혜다. 다름과 같음을 함께 아우르는 것이 필요할 때, 또 사물을 서로 다르게 보는 관점을 넘어 온전하게 보게 된다면 화쟁이 된다. 즉, 원효는 열반에 이르지 않고는 화쟁을 이룰 수 없고 화쟁하면 곧 열반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원효의 깨달음에 대한 설화나 몇몇 단어가 아닌 깨달음에 대한 그의 전문적인 불교철학 이론을 현대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