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서는 새롭게 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과거 공산주의 경험으로 사라져 왔던 종교 의식이 되살아나고 있고, 종교 철학을 강조하였던 슬라브주의 사상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와 동시에 과거 오랫동안 러시아의 역사 문화에서 잊혀져 왔던 ‘개인의 창조성’에 대한 재조명을 통하여, 현재 당면한 ‘노멘클라투라 자본주의’의 러시아에 타당한 정신적 질서로서 서구주의적 가치가 모색되고 있기도 하다. 오늘날 러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와 같은 새로운 질서에 대한 탐구 노력은 바로 근대의 정치질서 논쟁이라는 역사적 진실이 주는 현재적 의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