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도 짓고 가축도 돌보며 평화롭게 사는 어느 외딴 섬 마을. 이 마을 한가운데에는 시계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매 시 정각마다 종을 쳐 마을 사람들에게 시각을 알려 주는 이 고마운 시계탑은 마을의 딱 하나뿐인 시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시계가 5번 울리면 “5시구나.”, “저녁 식사 준비를 해야겠군.” 하며 시간의 흐름을 파악합니다. 아직 시간과 시각의 개념이 확실하지 않은 유아들에게 ‘짧은바늘이 숫자 5를 가리키면 5시’ 하는 식으로 시계 보기를 가르치기보다는, 이야기 속 마을 사람들처럼 하루의 주요 일과와 그 일과가 일어나는 시각을 연결 지어 보는 활동을 통해 시계 보기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이 마을에 시계 장수가 찾아온다. 하지만 시계탑 하나로 대단히 만족하며 지내는 마을 사람들에게 시계를 팔기는 쉽지가 않습니. 그러다 시계 장수는 마을 시계탑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시곗바늘이 하나뿐이라는 것. 분을 알려 주는 긴바늘 없이 시를 알려 주는 짧은바늘만 달려 있는 것입니다. 옳다구나 싶어 마을 사람들에게 시계탑은 엉터리라며 새 시계를 사라고 해 보지만, 사람들은 시계탑이 엉터리라는 말에 역정만 낼 뿐 시계 장수의 분침 운운 하는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3시 30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여 주어도 그것이 어째서 3시 30분인지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지요.
시계 보기는 금방 익숙해지기엔 어려운 능력으로, 유아들 역시 마을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시계 장수의 말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시계 장수의 설명을 듣고 시계 그림을 보면서, 그리고 마침내 마을 시계탑에 긴바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은 짧은바늘과 긴바늘, 정각과 30분의 개념을 차근차근 익힐 수 있습니다. 또한 밝은 오후부터 저녁까지 진행되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노을이 지고 어두워지는 장면을 보며 기본 개념인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