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으로 방을 어지럽힌 달콩이에게 엄마가 묻는다. “달콩이는 어디 있지?”
하지만 달콩이는 달걀귀신 옷을 입고, 엄마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대답한다. “난 몰라.”
자신이 어지럽힌 방을 청소하기 싫었던 것. 이런 경우의 해결 방법은 대체로 두 가지이다. 엄마의 꾸짖음에 아이가 울며 겨자 먹기로 장난감을 정리하든가, 엄마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직접 치우든가.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달콩이의 엄마는 조금 다르다. 어디 갔는지 모른다고 딱 잡아떼는 달걀귀신(달콩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음……, 달콩이는 놀러 나갔나 보구나. 그럼 나 혼자 밥 먹어야겠네.” 하고 달콩이를 본 척도 하지 않는다.
이처럼 《달콩이는 어디 있지?》는 자신이 가지고 논 장난감을 치우기 싫어하는 어린이와 그런 자녀에게 정리 정돈 습관을 가르쳐야 하는 엄마의 심리적 갈등과 해결을 그린 그림책이다. 그러나 정리 정돈을 하지 않으면 야단을 맞는다거나, 직접적으로 정리를 잘해야 한다는 습관을 가르치는 교훈적인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엄마는 정리하기 싫어하는 달콩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잠시 기다리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달콩이는 스스로 정리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또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물건은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