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축구의 역사가 곧 한국사임을 알 수 있다. 경성(서울)과 평양의 도시대항전인 경?평전, 사학의 명문인 연희전문(현재의 연세대)과 보성전문(현재의 고려대)의 연?보전, 마라톤의 손기정과 함께 베를린올림픽에 일장기를 달고 참가해서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과시한 김용식, 대한축구협회의 출범, 북으로 월북한 10명의 최정예 선수들, 이승만 대통령이 축구 대표팀의 원정경비를 거부한 황당한 ‘1만 4,060달러’ 사건, 1948년 여자 축구팀의 창단 등. 당시 한 아버지는 ‘시아버지 밥상을 발길로 차버리게 할 것이냐’는 극단론까지 펼치며 여자 축구에 반대했다고 한다.
1954년 사상 첫 월드컵(스위스월드컵)에 진출한 한국대표팀은 여행사의 실수로 김용식 감독과 선수 12명이 먼저 도착한 후 2진은 2차전 직전에야 스위스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세계의 언론도 미지의 팀 한국에 주목했다. 특히 경기 시간을 불과 열 시간가량 앞두고 도착한 것에 대해 열띤 취재를 벌였다. 하지만 첫 상대인 헝가리에게 0대9로 대패한다.
이외에도 1958스웨덴월드컵 때 축구협회가 그만 신청 서류를 분실해서 아시아 지역 예선 참가권을 박탈당한 어처구니없는 사건, 객관적인 전력상 한수 위였던 북한과의 맞상대가 부담스러워 월드컵 지역 예선에 불참해서 결국 벌금 5천 달러를 납부했던 1965잉글랜드월드컵, 북한의 월드컵 8강 진출의 충격으로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의 핵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주도해 만든 ‘양지축구단’, 상비군 1군과 2군으로 새롭게 탄생한 ‘청룡’과 ‘백호’, 북한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와의 경기를 포기했던 ‘테헤란의 치욕’, 차범근의 분데스리가 진출, 한국의 2002월드컵 개최를 선언한 ‘카타르 도하의 기적’ 등의 사건이 재미있게 소개된다.
Contents
프롤로그
반갑다, 축구야!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 축구의 암흑기
희망의 바람이 불다
마침내 신화를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