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민에게 고함

민족이란 무엇인가! 나라사랑이란 무엇인가!

피히테는 1807∼08년 조국이 위기에 처하자, 프랑스군 점령하의 베를린에서 [독일 국민에게 고함] 이라는 우국적 강연을 결행하여 교육재건을 부르짖고 독일 국민의 자부심과 애국심에 절절히 호소한다. 이 연설은 국권 회복과 영광을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에 대한 실천적 견해들로 가득 차 있어, 독일인이 아니더라도 오늘날 우리에게 민족이란 무엇인지, 나라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동으로 끓어오르게 한다.

피히테는 1807년 12월 13일부터 1808년 3월까지 베를린학사원 강당에서 매주 일요일 저녁, 모두 14회에 걸쳐 강연한다. 이 강연에서 그는 프랑스문화에 대한 독일인·독일문화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이것을 국민들에게 알려 국민정신을 함양하는 것이 독일을 재건하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한다. 그의 주장에 담긴 민주주의적·공화주의적 요소 때문에 이 강연 내용을 담은 책은 오랫동안 재판(再版)이 금지되지만, 예나의 패전에 이은 틸지트(지금의 소베츠크)의 굴욕적인 강화조약으로 나폴레옹의 지배 아래 놓였던 그즈음 프로이센 및 독일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국민정신을 드높여 반격을 준비하는 데 정신적으로 커다란 힘이 된다. 결국 『독일 국민에게 고함』은 피히테의 용기와 신념, 양심과 조국애의 결실이라 할 수 있으며, 더욱이 피히테는 조국이 위기를 맞았을 때 지식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몸소 실천한 인물로 오늘날까지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