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오는 어느 날, 쓰러져 있는 아기 북극곰 아풋을 데리고 온다. 다행히 할아버지와 태오의 정성으로 아풋은 회복하지만 엄마도, 살 곳도 찾지 못한 상태이다. 얼음을 만들어 아이스 보트에 싣고 띄우며 지구의 온난화를 막아 온 이누이트들. 하지만 빠르게 녹아내리는 얼음 때문에 더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이에 ‘녹지 않는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오로라를 찾아 태오와 아풋은 떠나게 되고 험난한 모험 끝에 고래 무덤에서 오로라를 찾아 가지고 온다. 한편 아기 곰 아풋을 찾으러 온 북극 기지 대장과 대원은 돈을 벌 욕심에 오로라를 훔치기로 하지만, 고래 무덤에서 몰래 태오의 주머니에 숨어 온 요정은 눈부신 오로라를 뿜어내 대장과 대원들을 물리친다. 이제는 마음껏 오로라를 넣어 녹지 않는 얼음을 만들게 된 이누이트들. 이들은 지구 온난화로부터 북극을 지켜 내고 아풋에게 엄마와 살 곳을 찾아줄 수 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투명한 엄마 곰의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여러 상상을 할 수 있게 열어 둔 채 끝을 맺는다.
이누이트 소년 태오와 아기 북극곰 아풋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주인공 태오의 내면을 잘 드러내는 독백과 사건을 끌어가는 나지막한 나레이션이 대비되며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듯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이누이트들의 전설과 주인공들의 환상적인 모험 그리고 북극의 다양한 색채가 어우러지면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다양한 은유와 상징으로 독자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 등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엄마도 잃고 살 곳도 없어진 아기 곰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누이트 말로 ‘땅 위의 눈’이란 뜻이다. 땅 위에 발 딛고 살기 어려워진 아풋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작가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언젠가 땅 위를 걱정 없이 누비며 살게 될 그날을 소망하며 말이다. 또한 이제는 ‘녹지 않는 얼음’을 만들어 북극 곳곳에 띄울 이누이트들의 아이스 보트 또한 인간이 자연에게 돌려줘야 할 치유와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