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깃든 화요일 저녁, 달이 막 떠올랐으니 8시 즈음일 겁니다. 하늘엔 밝은 달과 별이 총총 박혔고, 연못에 자란 수풀은 시원한 바람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때, 누운 나무 위에서 쉬던 거북이와 잠을 청하던 물고기는 기이한 장면을 목격합니다. 개구리와 두꺼비들의 비상.
저마다 연꽃 잎사귀에 앉아 만족스런 표정을 하고 있는 저건, 박쥐도, 올빼미도 아닌 개구리와 두꺼비였습니다.
비행은 더욱 대담해집니다. 우주선처럼 한 바퀴 휙 돌기도 합니다. 한 낮이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이 시도는 전깃줄에 앉아 꾸벅꾸벅 졸던 새들을 화들짝 깨어나게 하고, 사나운 개도 줄행랑을 치게 만듭니다 이들의 용기와 여유있는 시도는 독자들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니까요. 마당에 널린 하얀 이불빨래도 이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마법을 풀어버리는 시간 앞에서 이들도 어쩔 수 없나봅니다. 모두들 다시 연못으로 돌아와 지난 밤을 생각하며, 아쉬운 듯 입을 씰룩거려 봅니다.
그 날 마을은 온통 난리가 납니다. 경찰은 도로에 떨어진 연꽃 잎사귀를 바라보며, 사건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어젯밤 야참을 먹다 기이한 광경을 목격한 아저씨는 잠옷 차림으로 취재진에게 믿을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한 주가 지나, 화요일 저녁 8시가 되자, '앗, 저 모습은 ….'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다른 책과는 다르다. 상식과 질서에서 벗어난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이 책은 '화요일 저녁 8시', '밤 11시'를 알리는 단 세 줄의 글이 전부이다. 우리는 글 없이 그림을 통해 이 이야기에 빠져든다. 탄탄한 구성과 그림으로 지지부진한 글을 깔끔하게 배제하고 더욱 실감나게 환상의 공간으로 안내한다. 글이 없기 때문에 읽는 이에 따라 다른 이야기, 다른 설명을 덧붙일 수 있다. 당신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마음껏 시험해 볼 수 있는 그림책. 데이비드 위즈너는 이 책으로 1992년 첫 번째 칼데콧 상을 수상했다.
Author
데이비드 위즈너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사실적인 그림에 관심이 많아, 백과사전을 보며 사전에 나온 그림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연습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미켈란젤로, 다빈치, 뒤러 등의 르네상스 미술과 마그리트, 달리 등의 초현실주의 미술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어 상상력 넘치는 그림책을 많이 냈습니다. 『이상한 화요일』 『아기 돼지 세 마리』 『시간 상자』로 칼데콧 상을 받았으며, 『자유 낙하』 『구름공항』 『이봐요, 까망 씨!』로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내가 잡았어!』 『아트와 맥스』 등이 있습니다.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사실적인 그림에 관심이 많아, 백과사전을 보며 사전에 나온 그림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연습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미켈란젤로, 다빈치, 뒤러 등의 르네상스 미술과 마그리트, 달리 등의 초현실주의 미술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어 상상력 넘치는 그림책을 많이 냈습니다. 『이상한 화요일』 『아기 돼지 세 마리』 『시간 상자』로 칼데콧 상을 받았으며, 『자유 낙하』 『구름공항』 『이봐요, 까망 씨!』로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내가 잡았어!』 『아트와 맥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