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거상 개성상인과 견주어지는 병영상인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우리는 개성상인 못지않은 성실함과 기지를 갖추고, 전국적으로 다양한 판매망과 상품 수급망을 구축하며 독자적 세력을 키워나갔던 병영상인의 경영 마인드(‘밑바닥 정신’)를 오늘날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병영상인의 후예인 김주진 앰코테크놀로지 회장은 병영상인의 상업정신이 한국형 기업가정신의 원형을 이룬다고 판단,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고뇌하는 많은 이들에게 나아갈 바를 제시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병영상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전라도 병마절도사영 설치라는 시대적 상황과, 이어 그들이 최대한 장사 기지를 발휘해 전국적으로 다양한 판매망과 상품 수급망을 구축한 점, 어떤 고난도 이겨내는 그들의 ‘밑바닥 정신’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주 작은 것부터 팔면서 물건을 취급하고 또 손님을 상대하는 장사 수완을 체득한 것이다. 객지에서 상업을 하려면 6~7년은 버텨야 한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이 기간을 감내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병영 사람들은 밑바닥부터 줄곧 고생을 해왔기에, 이를 악문 채 버텨내고 전국의 시장 상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Contents
서문
1부 개성상인을 뛰어넘는 병영의 거상들
병영이 배출한 거상 박기현
김충식, 조선 최고 기업인을 꿈꾸다
병영상인의 표상, 아남산업 김향수 회장
2부 600년 역사에 숨겨진 장사의 비밀
전라병영에 사람과 물자가 몰렸다
병사들은 물건이 필요했다
거대한 종합 물류회사 전라병영성
전라병영 함락으로 와해된 상업 활동
장보고 선단에서 병영상인까지
국제무역이 활발했던 장보고 시대
찬란했던 청자뱃길
전통 상업기술, 다시 불꽃을 피우다
전라도 병영과 경상도 통영
최대 상업기지로 변모한 통영
하멜과 그의 일행들
제주의 김만덕, 병영상인을 만나다
북에는 소월, 남에는 영랑
3부 민들레 씨앗처럼 뻗어나간 후예들
박기현의 후손들, 양조장에 진출하다
민들레 씨앗처럼 뻗어나가다
무명띠에 아기 업고 만주까지
삼륜화물차 위 꽃처럼 울긋불긋
장흥에 진출한 병영상인들
바다 건너 제주 땅이 멀지 않았네
전남의 기물시장 평정
한때 병영상인 천지였던 목포
광주 충장로에서 병영상인 만개하다
제주댁 할머니의 삶
물감장사로 돈을 모으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팔아라
작천·옴천 사람들도 상업은 일상사
병영상인과 개성상인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