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시인선 제3권 『욥의 노래』. 욥의 “죄 없는 자가 왜 고통을 당해야 하는가?”라는 모티프는 빅토르 위고에게 큰 감명을 주었고, 이 ‘이유 없는 고난’이라는 모티프는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의 장 발장을 창조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영국 작가 H. G. 웰스는 『꺼지지 않는 불』에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장시 「이성의 가면극」에서 욥의 대화를 재구성했다. 특히 시인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멋진 초현실주의적인 그림에서 상상력을 증폭시켰다.
3 욥의 노래
적신으로 저만치
사금파리 시린 끝으로
그날은 캄캄하라
해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지
간사한 자 제 꾀에 빠지고
절망한 자 말은 바람에 불과한데
인생은 강제 징용
신이 심판을 그르칠까
설령 내가 옳다 해도
한 줄기 빛 비추어도 캄캄할 뿐
자네 손에 거짓 있어
친구들의 조롱거리
너희 금언은 잡담이니
생은 꽃망울마냥 툭 터져 시들고
악인은 평생 고난 가득
말해봤자 이 아픔 줄어들지 않지마는
칠흑 속에 나의 침상 펼치면서
화 치밀어 자기 자신 파멸한 자
부당하다 울어 봐도
입 속 악이 달콤하여
악인들은 장수하고
오빌의 금을 계곡 바위에 버린다
정금 되어 나오리라
잠깐의 번영은 사라지니
신을 향해 어찌 사람 의로울까
짙은 구름으로 물을 담으시나
양심만큼은
지혜일랑 어디서 찾고
우는 자를 위로하는 사람같이
살갗은 검어지고
내 말 들어줄 이 없단 말인가
내 속마음 봉해 버린 포도주통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으시니
욥은 자기 죄에 배신을 더했으니
그대는 공연히 입을 열고
신은 높아 알 수 없고
채찍으로도 혹은 자비로도
내가 땅의 기초 놓았을 때
내가 사막을 들나귀의 집으로 삼고
네 팔이 신과 같겠느냐
티끌과 재 위에서
작품에 대하여: 괴물 앞에 선 인간의 절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