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새의 노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작가 루이스 응꼬씨의 대표작으로,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지배하던 남아공을 무대로 흑인 청년과 백인 소녀 간의 성(性)을 통해 ‘인종’과 ‘국가’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이다. 인종주의가 강제하는 부조리와 모순에 처한 개인의 내면을 묘사하는 응꼬씨의 독특하고 강렬한 필치는 까뮈의 『이방인』을 연상시키면서 인간의 실존에 관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소설은 백인 여성을 강간한 죄로 수감되어 사형을 선고받은 흑인 청년 씨비야의 독백으로 진행된다. 어느날 해수욕장의 백인 전용 구역에서 일광욕을 하는 백인 여성과 우연히 마주친 그는 그날부터 이상한 집착에 사로잡혀 매일같이 백사장에 나와 그 여자를 관찰한다. 인종간의 결합을 금지하는 남아공의 인종법 때문에 그들은 결코 맺어질 수 없는 처지이지만, 그는 그녀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뒤를 쫓으며, 그녀 역시 그의 행동을 알면서도 그것을 즐기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사는 바닷가 근처 방갈로까지 쫓아간 그는 방 안에서 문을 열어놓은 채 벌거벗고 침대에 눕는 그녀를 보고는 충동적으로 그녀와 관계를 맺고, 잠시 후 그녀가 저항하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붙잡혀 강간죄로 기소된다. 이 선정적인 사건은 곧 국내외 언론에 커다란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감옥에 갇힌 주인공은 일약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유명인이 된다. 소설은 그 사건을 둘러싼 정황과 씨비야의 과거와 가족사 등을 그의 회상과 법정 심문, 그리고 그를 찾아온 유럽 범죄심리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서서히 밝혀나가면서, 그의 목소리를 통해 아파르트헤이트로 대변되는 남아공 사회의 복잡한 모순들을 고발한다.
Contents
검은 새의 노래
옮긴이의 말
Author
루이스 응꼬씨,이석호
줄루족 출신의 흑인 작가로, 1950년대 진보적 흑인 잡지 『드럼』(Drum)에 글을 쓰며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저항하다 60년대 초반에 조국을 등지고 망명길에 올랐으며, 그후 미국, 영국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아프리카 문학을 강의하고 소설, 희곡, 평론 등을 창작해왔다. 남아공의 인종과 정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실험적인 작품을 주로 써왔으며, 지난 2007년에는 ‘아시아ㆍ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검은 새의 노래』는 그의 첫 장편(1986년작)으로, 그 주제와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출간 당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줄루족 출신의 흑인 작가로, 1950년대 진보적 흑인 잡지 『드럼』(Drum)에 글을 쓰며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저항하다 60년대 초반에 조국을 등지고 망명길에 올랐으며, 그후 미국, 영국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아프리카 문학을 강의하고 소설, 희곡, 평론 등을 창작해왔다. 남아공의 인종과 정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실험적인 작품을 주로 써왔으며, 지난 2007년에는 ‘아시아ㆍ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검은 새의 노래』는 그의 첫 장편(1986년작)으로, 그 주제와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출간 당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