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신화적 상상력과 그로테스크한 감각으로 주목받아온 김근 시인의 두번째 시집. 죽음과 탄생이 뒤엉킨 기괴한 설화와 개성적인 사설조의 리듬이 빛을 발하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안과 밖, 나와 너, 사물과 말의 경계라는 새로운 혼돈의 지대로 나아가 더 기괴하고 능청스러운, 때로는 흥겹기까지 한 주술적인 언어의 힘을 펼쳐 보인다. 가장 불온한 언어로써 불온한 현실과 마주하려는 치열하고 묵직한 시도가 자아내는 감동, 죽음과 불모가 가득한 신화의 시간에서 피어나는 신선한 서정은 이 시집의 가장 큰 성과이다. 젊은 패기와 원숙한 기량이 적절하게 배합된, 젊은 시인의 미래에 대한 기대에 충분히 값하는 작품집이다.
Contents
제1부
바깥에게
잠 서기관(書記官)
복도들 1
복도들 2
복도들 3
새벽의 할례
너 오는가
여우의 시간
우우우
적산가옥이 내려다보이는 옥탑방
죽은 새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제2부
이모들
가족
나무나무
국솥에서 끓고 있는 저 구렁이
간다
죽은 군대가 도착한다
잔치 잔치 벌인다
싱겁고 싱거운
물 안의 여자
저 문들이 나를
외딴집
발(魃)
늪
드렝이 우는 저녁
낫잡이 이야기
옷 짓는 여자
제3부
빨강 빨강
그 의자의 사정
어깨들
가수들
중얼중얼
웃는 봄날
죽은 나무
지하철
덜,컹
처녀들은 둥글게 둥글게 사라지고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