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국가 형성 이후로 국가의 경계가 뚜렷해지면서 애국심은 ‘민족주의’로 변형되어져갔다. 그러나 애국심이든 민족주의든 앞서 말할 것처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어려운 단어이다. 애국심과 민족주의는 타자로부터 나를 지키는 이념적 무기가 되지만 때로는 나 아닌 타자를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규정짓는 배타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민족주의가 ‘오랜 시간 동안 동일한 영토에서 형성된 종족적 동질성’이라는 신념은 유지하면서도 ‘시민적 자유’라는 점에는 무관심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는 어떤 ‘나라사랑의 길’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아직도 민족주의인가』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9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애국심’의 지성사를 살펴본 것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애국심’으로부터 ‘민족주의’로의 변환 그리고 민족주의가 지배적 이념으로 발전한 과정을 살펴보고, 민족주의가 배타적 자민족중심주의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민족주의에 시민적 책임성과 민주적 역동성을 보완해줄 수 있는 ‘애국심’의 전형들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것이다. 또한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지구화시대의 다민족·다문화 공존의 시대에 어떤 형태의 시민적 연대가 우리에게 적합한지를 고민했다. 과연 이들이 말하는 ‘민족주의 없는 애국심’은 실현가능한가. 여전히 민족주의가 우리에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차선의 악’인가. 이들의 고민 속에서 우리는 대안 없던 민족주의의 대안을 구상할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Contents
1장 아테네 애국심의 두 모델
2장 중세 독일 민족의식의 발전
3장 마키아벨리의 공화적 애국심
4장 스피노자와 조국에 대한 사랑
5장 헤겔의 인륜적 애국심
6장 프랑스혁명 이후, 애국주의에서 민족주의로
7장 프랑스 민족주의와 유럽의 통합
8장 세계시민주의와 애국심
9장 하버마스의 헌정적 애국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