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란 세상을 버린 사람이 아니다. 허유, 노자와 장자, 죽림칠현, 도연명....현실 정치와 싸우며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지켜낸 은자들은 뜻에 맞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고 스스로 은둔이라는 생존 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모두 강렬한 기백이 담겨 있다. 의기양양하게 현실 사회에서 물러나 강인한 저항정신을 간직한 채 일탈의 생애를 보내는 그들의 모습에는 은자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정적인 소극성이나 현실도피와는 달리 강한 역동성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