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기의 핵심이 암기가 아닌 생각의 힘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점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하지만 엄숙한 자세로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진지하다 해서 꼭 근엄하게 무게를 잡아야 하는 거냐고 되묻는 듯하다. 저자는 이 책의 1권 격인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에서 빼어나게 보여줬던 것처럼, 둘째 권에서는 우주론, 과학지식과 생명현상, 살인을 둘러싼 철학적인 기본 질문들을 대담하면서도 재치 있게 다뤘다. 이를 통해 과학하기 또한 철학(하기)과 마찬가지로 확정된 진리치의 발견 과정이 아니라, 철학적인 물음들을 기초로 그에 상응하는 답변을 부단히 (재)구성하는 과정임이 드러난다. ‘과학 없는 철학은 공허하고 철학 없는 과학은 맹목적’이라는 사실을 넌지시 내비치면서,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가로지르고 있다.
‘누구나 품어봄직 하지만 막상 잘 캐묻지 않는’ 물음들을 실마리로 삼는 데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저자는 철학하기는 본래 현학적 독백이 아니라 일상적인 삶의 문제들을 정연하게 풀어낼 생각의 논리와 방법들을 벼리는 일종의 놀이에 가깝다고 말한다. '비행접시나 초능력의 존재를 무작정 무시해야 하는지', ‘기적 혹은 ‘우연’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지’, ‘기계가 생각할 수는 없는지’, ‘SF물에서 곧잘 다루는 시간여행은 가능한 발상인지’, ‘우주는 어떻게 생성됐는지’, ‘창조과학이 과연 과학인지’, ‘살인범은 죽여도 되는지’ 등 강단 철학계의 전문가들이 곧잘 ‘하찮다’거나 철학과는 무관하다고까지 간주했던 물음들이, 이 책안에서는 생각의 근력을 키울 여러 방법은 물론이고 생각하는 재미까지 선사하는 매력적 소재가 된다. 무엇보다 저자는 자신이 던질 질문에 대한 답변이 유일한 진술이 아니라 가능한 여러 진술 중 하나임을 강조하고, 독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거듭 물으며 ‘철학하기’의 가치와 쓸모를 스스로 체득해야한다고 설파한다.
Contents
서문: 바깥 세계를 여행해 보자
1장 점성술, 비행접시, 초능력(ESP)
2장 살인
3장 흉악범 믹을 처벌해야 할까?
4장 우주는 어디서 왔을까?
5장 시간 여행은 가능할까?
6장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7장 그게 과학일까?
용어해설 | 알쏭달쏭 용어들
Author
스티븐 로,정병선
런던대학교 헤이스롭 칼리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런던 소재 영국왕립철학회(Royal Institute of Philosophy)가 발행하는 대중 철학 잡지 "싱크(Think)"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스티븐 로는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다, 케임브리지 우체국 직원으로 4년간 일한 집배원 출신 철학자다. 이 시절 틈날 때마다 독서를 하면서 철학만이 자신의 삶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대답해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철학에 심취하게 됐다. 결국 24살이 되던 해 런던시티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정식으로 철학을 공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철학의 대중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특유의 통찰력 있는 유머와 위트로 철학과 논리의 무거움을 지적 즐거움으로 덜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ThePhilosophy Files)』, 『철학학교(The Philosophy Gym)』, 『철학의 세계(Eyewitness Companions: Philosophy)』, 『아이들의 정신을 위한 전쟁(The War for Children’s Minds)』이 있다.
런던대학교 헤이스롭 칼리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런던 소재 영국왕립철학회(Royal Institute of Philosophy)가 발행하는 대중 철학 잡지 "싱크(Think)"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스티븐 로는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다, 케임브리지 우체국 직원으로 4년간 일한 집배원 출신 철학자다. 이 시절 틈날 때마다 독서를 하면서 철학만이 자신의 삶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대답해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철학에 심취하게 됐다. 결국 24살이 되던 해 런던시티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정식으로 철학을 공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철학의 대중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특유의 통찰력 있는 유머와 위트로 철학과 논리의 무거움을 지적 즐거움으로 덜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ThePhilosophy Files)』, 『철학학교(The Philosophy Gym)』, 『철학의 세계(Eyewitness Companions: Philosophy)』, 『아이들의 정신을 위한 전쟁(The War for Children’s Minds)』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