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거인이자 치열한 전사, 탁월한 웅변가, 공적 지식인. 확실히, 토니 주트는 이 모두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 스스로 이러한 칭송을 얻고자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는 단지 그 스스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 바를 말하기 원했고, 또한 그것을 실행으로 옮겼을 뿐이다.” -「옵서버」
역사학자 토니 주트의 자전적 에세이를 모은 유고작. 생의 마지막 몇 달 동안, 토니 주트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으로 인해 마비된 몸 안에 꼼짝없이 갇힌 수인으로 지냈다. 목과 머리를 빼고는 어떤 근육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정신은 예전과 다름없이 기민했다. 그는 편안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 몸을 뒤척일 수도 없는 상태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야 했다. 주트가 스스로 밝히듯이 혼자서 밤을 보낸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었다. 그가 찾아낸 해결책은 잠이 들 때까지 자신의 삶과 생각, 환상과 기억, 잘못된 기억 등을 샅샅이 훑는 것이었다. 그는 머릿속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그 문장들을 어떻게 활자로 옮길 것인가? 혼자서는 글을 쓸 수 없었다. 사지가 마비된 그에게 메모장과 연필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밤새 머릿속으로 쓴 이야기들을 다시 기억해 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