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차이콥스키…….
당대 최고의 작곡가의 손을 거쳐 1만 번 이상,
독일어 시집 가운데 가장 많이 작곡된 시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34권. 독일의 영혼, 독일의 정서를 대표하는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집 『노래의 책』이 독문학자 이재영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번역 대본으로는 하이네 텍스트의 정본으로 인정받고 있는, 호프만 운트 캄페에서 1975년 출간된 Samtliche Werke. Historisch-kritische Gesamtausgabe der Werke. Dusseldorfer Ausgabe / Buch der Lieder를 사용했다. 문학 평론가로서도 활동 중인 이재영 씨는 [번역된 텍스트가 시로 읽힐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노래의 책』은 독일에서 1827년 출간되어 하이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시집으로 「젊은 날의 슬픔」, 「서정적 간주곡」, 「귀향」, 「하르츠 여행에서」, 「북해」 등 다섯 개의 연작이 담겨 있다. 개작을 거친 기존의 시들에 7편의 미발표 시들을 추가하고 새롭게 배열하여 내놓은 것으로 멘델스존, 슈만, 차이콥스키, 리스트, 브람스, 슈트라우스 등 당시 최고 작곡가들의 손을 거쳐 독일어로 된 시집 가운데 가장 많이 작곡된 시집이다.
전통적 민요의 특성이 드러나면서도 하이네의 독창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노래의 책』은 형식과 소재의 측면에서 푸케, 루트비히 울란트, 빌헬름 뮐러 등 18~19세기 서정 시인들이 취한 낭만주의와 더불어 고전주의, 서정시와 발라드, 페트라르카주의(主義)의 영향을 받았다. 하이네는 이 시집에서 희망 없는 사랑, 대답 없는 불행한 사랑을 노래했다. 한편 『노래의 책』은 [형식적으로 어느 정도 민중적이지만 내용은 당대의 것을 취한다]는 시인 자신의 말처럼 끊임없이 시대를 고찰하며 강한 비판 정신을 유지했던 그의 노력으로 전통을 넘어선 창조적 변형을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