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설 문학의 세 거목, 박경리 홍성원 이청준의 문학적 업적을 추모하며 비평적 정리를 도모한 글들을 책의 앞머리에 묶는 한편, 황동규 시인의 등단 50주년, 문학과지성사 창사 30주년 등의 기념을 계기로 한 회고적 성찰의 글들을 나란히 실으면서,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시간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독자들의 마음속에 힘 있게 살아 숨 쉬는 문학의 본질적 정서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활자와 기억의 힘에 주목한다. 그리고 40여 년이 넘게 지속해온 문학적 교유는 물론이요, 인간적 친분을 두터이 쌓아왔던 그들의 작품을 예의 세밀한 눈으로 다시 읽어보는 가운데, 저자 자신 역시 삶의 마감, 생명의 쇠멸 앞에서 무력한 유한자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물리적 생멸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의 정신이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세계의 전모를 재구성하고 재생하는 그들의 문학이 있기에, 그리고 거듭 읽힐 수 있는 도저한 작가 정신이 그 속에 살아 숨 쉬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여 저자는 이미 앞서 간 문학인의 삶과 작품을 두루 살피면서, “인간은, 기억을 매개로 한 문학을 통하여 부활하며 혹은 문학을 매개로 한 기억으로 상존하여, 영원한 존재로 변화”할 수 있다는 자연스런 결론에 이른다.
Contents
책머리에
제1부
험한 세상, 그리움으로 돌아가기 ―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
소외를 벗어나기 위하여 ― 송영의 『새벽의 만찬』
말해질 수 없는 삶을 말하기 ― 김연수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시간 뒤에 숨은 ‘홀로움’으로, 그 내면의 여정 ― 황동규 시의 50년을 따라, 가다
도저한 삶, 자존의 문학 ― 박경리 선생을 위한 단상
다시 보기: 홍성원과 그의 문학
이청준 다시 만나기 ― 해한의 글쓰기, 화해로 가는 삶
한 문학 시대의 마감 ― 세 분 작가들이 남겨준 모습
자유와 개성 ― ‘문학과지성’의 비평적 지향
자유와 성찰 ― ‘문학과지성’의 지적 지향
제2부
자연과의 화해, 그 네 모습
오웰의 말손바닥 안에서 헤매기
검은 잎, 기형도, 그리고 김현
고희의 처녀 시집 ― 민병문 형의 『서리풀 공원』 발간을 축하하며
대학로 100, 그 신선한 자유의 유산
디카와 그 불만
예술과 과학, 그 만남의 세 모습
역사소설의 현재성
독서 문화의 변화와 창의적 읽기
한국 도서의 한자 표기와 조판 체제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