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문학과 출판을 위해 헌신해온 문학평론가 김병익의 의미심장한 제목의 비평집. 새로운 세기를 맞으며 문학평론가로서의 의지를 다졌던 『21세기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이후 3년여 만에 내는 비평집으로서, 21세기가 본격화한 한국 문학의 지평을 오롯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문학이 더 이상 현실의 주도적 가치와 역할을 가지기 힘들다는 전망” 앞에서 “시간의 때를 타지 않고 문명의 변화라는 파고를 이겨낼 수 있는 인류의 영원한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진지한 문학”만이 21세기적 패러다임의 위협으로부터 문학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2000년대 이후 발표된 신구 세대 작가들의 작품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12편의 평론(제2부)과 함께, 7편의 ‘문학 일반에 관한 글’(제1부)과 5편의 ‘문학의 변두리 글’(제3부)이 함께 묶였다. ‘진지한 문학’의 실증적 예시와 함께 그 방법론 및 문학적 단상들로 채워진 셈이다.
Contents
제1부
‘한국문학사’ 다시 읽기
역사, 소설, 그리고 역사소설
중용과 화해의 인간형을 기다리며 ― 『삼대』의 조덕기
소설가는 왜 소설을 쓰는가 ― 이청준·김영현·김영하의 경우
시는 컴퓨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변화의 틈새에서의 문학
그래도 문학이 있어야 할 이유
제2부
병든 세상 껴안기 ― 김원일 작품집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자연에의 동화를 향한 꿈꾸기 ― 김주영의 김동리문학상 수상작 『멸치』에 대하여
이념의 상잔, 민족의 해원 ― 황석영 장편소설 『손님』
품위와 연민 ― 고종석 소설집 『엘리아의 제야』
괴이한 기척에서 원초에의 기억으로 ― 조경란 소설집 『코끼리를 찾아서』
원한의 역사와 화해의 전망 ― 류영국 장편소설 『만월까지』
존재의 허구, 그 불길한 틈 ― 김경욱 소설집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가난한 시대의 서러운 삶 ― 오상원, 이호철, 이문희, 박순녀, 조해일의 소설들
만인의 얼굴, 그 민족사적 벽화 ― 고은의 『만인보』 16~20권
기억으로 짓는 마법의 성 ― 복거일 시집 『나이 들어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시간의 슬픔과 소멸의 아름다움 ― 김윤배 시집 『부론에서 길을 잃다』
문학의 원래와 회통의 정신 ― 최원식 평론집 『문학의 귀환』
제3부
민족, 분단 극복, 그리고 세계 시민의 길
삶의 전기로서의 역사학을 위하여
한국 인문학 도서의 현황과 전망
나의 소중한 책들
호수공원에서 북한산을 바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