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경제학인 시장이론은 탈공업화와 더불어 사망했다. 2007년 발발한 ‘대 금융위기(the Great Financial Crisis)’는 시장이론의 사망을 확인 사살했을 뿐이다. 현상적으로 ‘대 금융위기’는 과잉부채(금융)의 결과였다. 그런데 2007년 ‘대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8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의 발발 원인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선진국이든 신흥국이든 GDP 대비 부채의 비중은 증대하였다. 과잉부채(금융)의 문제를 새로운 부채로 덮은 것이다. 미래소득의 사용을 의미하는 부채가 증가하는 이유는 기대만큼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선진국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역량은 80년대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 신흥시장국 역시 금융위기 이전인 2005년경부터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현재의 위기는 산업화 시대가 막을 내렸는데 산업화 이후의 시대는 온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결과이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이행기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은 미래의 모습을 읽어내어 그 미래의 싹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만개하게 하는 일이다. 제조업이 중심적 역할을 하였던 산업사회가 과거라면 미래는 경제의 탈물질화에서 보듯이 무형재경제의 시대가 될 것이다. 자본집약적인 제조업에 비해 무형재경제는 아이디어집약적이다. 제조업경제가 경쟁과 사유재산권에 기초했다면 무형재경제는 협력과 공유에 의해 작동된다. 각국이 산업구조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창조산업 및 창조경제의 육성에 국가적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참혹한 이유는 제조업의 시각으로 창조경제를 육성하려 한 결과이다. 마찬가지로 산업사회(국민국가)에서 가능하였던 국민경제의 독립성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국제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도래하였다. 개별 경제활동이든 글로벌 경제 차원이든 협력의 경제학이 필요한 배경이다. 산업화를 넘어 무형재경제로의 경제구조 전환이야말로 현재의 위기를 종식시키고 미래를 앞당기는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