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기주 씨는 서울역 첫차 시간에 맞춰 ‘기주제화’의 문을 열어요. 기주 씨는 수제 구두 거리에서 50년간 구두를 만들어 온 구두장이예요. 공장에서 기계가 구두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거리를 찾는 손님들은 뜸해졌지만, 기주 씨는 언제나처럼 가장 먼저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문을 닫아요. 기주 씨가 만든 구두를 신고 행복해하는 손님들이 있으니까요.
평소와 같이 구두를 만들던 어느 날, ‘기주제화’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와요. 얼마 전 교통사고로 발을 다친 선우이지요. 기주 씨는 발이 아픈 선우를 위해 정성껏 수제 구두를 제작하고, 선우는 기주 씨에게 피아노 연주회 초대장을 내밀어요. 그 순간 기주 씨는 문득 기억 저편에 묻어 놨던 꿈 하나를 떠올려요. 언젠가 피아노를 치겠다는 꿈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