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플라톤 철학과 회의주의 철학을 병렬시키는 것 자체를 불경한 시도로 이해한다. 그만큼 서양철학사에서 플라톤 철학과 회의주의 철학은 상호 모순 내지는 대립 관계로 설정되어 왔다. 하지만 고대 아카데미 회의주의의 대표자인 아르케실라오스와 카르네아데스는 모두 플라톤 아카데미의 후계자들이며, 피론주의 회의주의의 대표자인 아이네시데모스 역시 아카데미 학파 출신이다. 즉, 플라톤 철학과 회의주의 철학 사이에는 모종의 철학사적 연속성이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