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31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임세원 교수의 3주기를 맞아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의 개정증보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미공개 원고’와 함께 아내 신은희 교수의 ‘서문’, 절친한 동료 백종우 교수의 ‘추모의 글’이 새롭게 실렸다.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단 한 권의 저서인 이 책은 ‘우울증’에 관한 가장 정확하고 피부에 와 닿는 가이드이자, 한 인간이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불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는지 섬세하게 그려낸 감동의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임세원 교수 그 자신이었다.
20여 년간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각종 정신질환에 대해 “내가 모르면 그것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 자부할 수 있게 되었을 때쯤, 그에게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찾아온다. 상상치 못할 통증이 시작된 것이다. 온갖 치료법을 동원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몸 상태에 좌절하며, 그는 점차 우울의 심연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 책이 훌륭한 까닭은 그의 강렬한 경험이 날것 그대로 드러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우울증에 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충분히 담겨 있어 매우 유용하다는 데 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신체적·정신적 변화들을 예민하게 잡아내면서, 자신이 우울 증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증상을 겪는 환자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었다고 고백한다. 그렇게 환자의 마음을 가슴 깊이 공감하게 된 그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이들을 향해 우리 함께 이 어둠을 이겨내 보자고 간곡히 청한다.
책 출간 이후에도 여전히 통증에 시달렸지만, 그럴수록 그는 환자를 진료하는 데 더욱더 전력을 다했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보다 환자와 동료를 먼저 생각하며 스스로 ‘희망의 근거’가 되었다. 그가 세상에 남긴 유일한 선물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가 더 귀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Contents
들어가기 전에(신은희)_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다시 펴내며
1부_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들어가는 글
1장_ 고통이 내게 알려 준 것들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 |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다 | 결국, 죽음을 생각하다 | ‘정말 죽고 싶다’는 말의 의미 | 통증은 피할 수 없지만, 절망은 선택할 수 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누가 진짜 전문가인가
2장_ 남에게 해 주었던 이야기, 이제는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타인의 이야기가 가르쳐 준 것들 | 불안할수록 원래 계획대로 | ‘왜’에서 ‘어떻게’로 |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 행복의 시뮬레이션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자살을 하면 안 되는 이유
3장_ 희망과 함께 가라
스톡데일 패러독스 | 신념: 나아질 것을 믿으며 오늘을 산다 | 현실 직시: 답이 없음이 답일 때 | 인내: 한계를 인정하면서 한계를 넓히기 | 지금 그리고 여기: 미래와의 관계 형성하기 | 희망에게 시간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4장_ 오늘 이 순간을 살기 위하여
YOLO! 1년 차의 마음 가져보기 | 잘잘못 따지지 않기 | 가족을 웃게 만들기 | 팬으로 살아가기 | 도움을 줌으로써 도움받기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고통을 겪는 가족과 함께 산다는 것
마치는 글Ⅰ
마치는 글Ⅱ
2부_ 희망의 근거
끝나기 전까지는 | 변화의 가능성 | 지독한 불행 앞에서 | 유일한 해답 | 늦게 피는 꽃 | 쓸데없는 생각 | 보고 듣고 말하기 | 조금 더 큰, 조금 더 예쁜 상자
추모의 글(백종우)_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던 친구를 그리며
부록_ 보고 듣고 말하기
Author
임세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지냈다. 주로 우울증, 불안장애와 관련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관련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대한불안의학회 학술지 「Anxiety and Mood」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부소장으로서 직장인의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보건복지부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제작되어 전국적으로 보급 중인 한국형 표준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만들었다. 고통스러운 만성 통증과 그에 수반되는 우울 증상을 경험한 후, 고난을 마주한 이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희망’에 대해 고민하며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썼다.
2018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예약 없이 찾아온 환자를 끝까지 남아 진료하려다 환자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이후, 임세원 교수의 유족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기보다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말로 고인의 유지에 동참할 뜻을 밝혀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2019년 의료기관 내에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의료인에게 상해를 가한 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2020년 임세원 교수는 의사자로 지정되었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지냈다. 주로 우울증, 불안장애와 관련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관련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대한불안의학회 학술지 「Anxiety and Mood」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부소장으로서 직장인의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보건복지부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제작되어 전국적으로 보급 중인 한국형 표준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만들었다. 고통스러운 만성 통증과 그에 수반되는 우울 증상을 경험한 후, 고난을 마주한 이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희망’에 대해 고민하며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썼다.
2018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예약 없이 찾아온 환자를 끝까지 남아 진료하려다 환자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이후, 임세원 교수의 유족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기보다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말로 고인의 유지에 동참할 뜻을 밝혀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2019년 의료기관 내에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의료인에게 상해를 가한 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2020년 임세원 교수는 의사자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