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화두'에 대한 철학적 담론』으로 당선되면서 뒤늦게 문학평론가의 길을 걷게 된 김인호의 세번째 비평집. 『정오의 비평』은 위기의 비평이다. 도처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있고, 그것은 지금까지 구축한 것을 해체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균형을 잃지 않되 에너지가 충만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 영원을 붙잡고자 하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상과 최인훈의 전통 아래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들과 그들의 문제의식을 탐색해보았다. 비평집에서 언급하고 있는 많은 작품들은 새로운 등반로, 즉 미로 속에서 길을 찾고 있는 소설들이다. 1930년대의 이상, 1960년대의 최인훈, 1980년대의 이인성, 그리고 최근의 김종호와 같은 실험적 소설을 쓰는 작가에 대한 평론을 담았다.
Contents
책머리에
제1부
정오의 비평
탈이데올로기와 모더니즘의 전통
본격 문학이 대중의 시대에 살아남는 법
모더니즘 소설의 생태학적 가능성―이상·최인훈·이인성의 소설을 중심으로
플라톤의 동굴 비유로 본 생태 문학
대중, 대중 문학, 대중의 문학
독자와 탈이데올로기
제2부
시적 언어에의 꿈―이인성의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죽음을 사유하며 ‘존재’에 다가가기―정영문의 『중얼거리다』
자유, 그리고 미적 진리에 대한 몽상―배수아의 『훌』
주체의 죽음, 그 악몽의 미로에서 본 빛―김도언·박형서·김종호의 첫 소설집들
언어 너머의 빛―김종호의 『산해경草』
언어로 해방을 꿈꾸는 두 가지 방식―최인훈과 이청준의 경우
사랑과 혁명의 미로―최인훈의 『구운몽』
몸으로 알아가는 타자의 아픔―이청준의 『춤추는 사제』
제3부
비평적 실천과 닫힌 텍스트의 출구 찾기―백낙청·김치수
삶의 진실과 ‘본래적’ 시간을 찾는 비평―오생근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비평의 몸짓들―7인의 비평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