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심심할 때 뭐 했어? 시리즈 4권입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어른들이 장에 나갔습니다. 어른들이 없으니 실컷 놀 수 있을 거에요. 깜씨 사총사는 골목이 떠나가라, 땅이 꺼져라, 뛰어놀았습니다. 그사이 해가 뉘엿뉘엿 저물었다. 상구는 졸라 대는 동철이, 창수, 연이를 데리고 마중을 나갔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오실까, 조금만 더 가면 오실까, 걷다 보니 냇가까지 와 버렸습니다.
그때, 냇물 위를 날아오르는 조그맣고 노란 불빛들을 보았어요. 애반딧불이였습니다. 아이들은 애반딧불이 불빛에 빠져 마중은 까맣게 잊고 애반딧불이 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얼굴이 보일 만큼, 잃어버린 신발을 찾을 만큼, 귀신놀이를 할 만큼 등은 밝아 가는데, 그만 애반딧불이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렸다. 애반딧불이는 죽어 가면서도 마지막까지 불빛을 깜빡였습니다. 다른 애반딧불이들의 길을 밝혀 주는 마지막 빛이었습니다. 깜씨 사총사는 애반딧불이 등을 풀었습니다. 하늘에서 펼쳐지는 애반딧불이 불꽃놀이를 보며 알았습니다. 애반딧불이 불빛은 하늘에서 빛나야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