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자산어보』가 계기가 되었지만, 나의 관심은 『자산어보』가 아니라, ‘어류지식’ 자체에 있다. 『자산어보』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어류지식이 체계화된다는 것이 갖는 의미이다. 이른바 어보로 상징되는, ‘어류박물학’의 출현이다. 이 글에서 말하는 박물학은 이러한 ‘물’에 대한 지식체계이다. 동아시아의 지적 전통에서 박물학은 환경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넓은 의미에서 환경사의 일부분이다. 그렇다면 동아시아에서 ‘물’의 일종인 어류에 대한 지식은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이런 지적 흐름에서, 『자산어보』를 비롯한 조선의 어보는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있을까? 가끔 정약전의 『자산어보』가 없는 한국의 지성사를 상상하곤 한다. 박물학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한국의 지성사, 얼마나 삭막한가! 그럼에도 우리는 보다 냉정하게 그 성취와 한계를 봐야하지 않을까? 모든 것의 성취는 그 순간 한계가 된다. 그 한계를 딛고서야 전진이 시작된다.
Contents
제1장 어류지식의 전통
1. 무소뿔의 불
2. 어류지식의 전승
1) 중국의 어류지식
2) 조선의 어류지식
3) 일본의 어류지식
3. 어류지식의 특성과 의의
1) 어류지식의 특성
2) 어보 출현의 전야
4. ‘다식’에서 ‘박물’로
제2장 어보와 어류지식의 발전
1. 정약전, 어보를 저술한 뜻은?
2. 어류지식의 계통과 어보의 출현
1) 어류지식의 계통
2) 최초의 어보들
3. 각국의 어보와 구성내용
1) 조선의 어보
2) 중국의 어보
3) 일본의 어보
① 18세기 전반(1701-1750)
② 18세기 후반(1751-1800)
③ 19세기 전반(1801-1850)
④ 19세기 후반(1851-1900)
4. 세찰심사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 현재 한국해양수산아카이브센터장. 하동에서 태어나 20대부터 부산에서 지냈다. 부산대학교에서 석사학위 및 박사수료를 마치고, 부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빙기(Little Ice Age)라는 기후변동이 동아시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으며, 현재는 박물학과 해양어류지식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 현재 한국해양수산아카이브센터장. 하동에서 태어나 20대부터 부산에서 지냈다. 부산대학교에서 석사학위 및 박사수료를 마치고, 부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빙기(Little Ice Age)라는 기후변동이 동아시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으며, 현재는 박물학과 해양어류지식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