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인간의 정체성이 심각한 혼동 상태에 접어든 변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새로운 사유, 새로운 삶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요구들은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가 창출해 낸 문화적 산물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사람에 대한 폭넓은 사유와 정체성의 혼란에 빠져 있는 동시대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의 인문학자와 연구자들은 문예지나 인문학 계간지를 통해 이런 문제에 대한 대담이나 자신의 생각을 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문학의 위기>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의 실체에 대한 논의가 더욱 심화된 담론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필요한 접점을 만들어나가고자 기획되었다. 그 과정에서 중국 지식인들의 '인문정신 논쟁'을 주목하게 된 것은, 서구에 의한 근대 지배를 벗어나 새로운 문명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서구의 지적 풍토보다는 자본주의의 세계적 확장 속에서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중국 지식인들의 문제인식이 더욱 생생한 참조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였다.
이 책은 인문학 침체 원인에 대한 자성적인 고찰의 하나로 우리 학문의 위기 상황을 90년대 중국 지식인들의 논쟁과 대안 모색 과정 속에 투영하여 문제의 근원을 생각케 하고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중국의 인문적 전통과 중국 지식인들의 '인문학 논쟁'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위기'가 인문학이라는 학문 내적인 위기인가, 아니면 인문학의 위상에 닥친 학문 외적인 위기인가에 대한 한층 진전된 담론을 생성해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Contents
<인문학의 위기와 인문정신 논쟁>
1. 우리가 새롭게 찾아야 할 '인문'의 길
2. 다원화사회의 새로운 정합 원리, 인문정신
3. 인문정신, 어떻게 가능한가
4. 문학의 위기와 인문정신
5. 인문정신 논쟁에 대한 성찰
<논쟁을 둘러싼 지식인들의 비판과 반비판>
6. 인문정신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7. 문혁에 대한 세 번째 반성과 왕몽의 잘못된 처방
8. 인문정신 담론의 지식과 서사의 한 종류일 뿐이다
9. 인문정신, 20세기 최후의 신화
<인문정신 논쟁,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10. 90년대 중국 인문정신 논쟁의 의의
11. 인문정신 논쟁과 90년대 중국사회의 정신적 풍경
12. 인문정신이냐 포스트모더니즘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