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가을,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인 부부에게 소중한 아들 은총이가 태어났다. 아기를 처음 본 아빠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엄마는 아기에게 별 일이 있으랴 싶었다. 하지만 은총이는 외모부터 달랐다. 얼굴과 온몸이 검붉은 혈관종으로 뒤덮이고 한쪽 다리는 비대칭으로 굵었다. 의사는 스터지-웨버 증후군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내렸다. 뇌혈관 기형으로 얼굴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경기를 동반하며 뇌가 서서히 위축되어 석회화되는, 즉 뇌가 돌처럼 굳어가는 병이다.생후 3개월부터 심한 경기를 하며 중환자실을 드나든 은총이는 오른쪽 뇌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말도 못 하고, 걸음걸이도 불편하다.
경기를 하지 않고 숨 쉬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던 아이는 혼자 힘으로 세 걸음을 걸었고, 어린이집과 특수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성장 과정이지만 은총이에게는 기적과 다름없다. 대한민국에서 의료보호에 들지 않는 희귀병 아이를 키우기란 고달픈 투쟁이다. 2007년 스터지-웨버 증후군은 희귀난치병 목록에 포함되었지만, 여러 차례 받아야 하는 얼굴 수술은 계속 막대한 병원비가 든다. 그래도 은총이 부모는 “천사를 키우고 있다”고 고백한다. 은총이 때문에 작고 당연한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됐고, 절망 중에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약자의 설움을 알았고, 은총이와 같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복지관 건립을 꿈꾸게 되었다.
평범한 삶이 소원이던 이 부부에게 은총이는 평범하지 않은 선물이지만, 어떤 선물보다도 큰 기쁨과 놀라운 감동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고통으로 신음하는 가정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이겨내도록 용기를 주는 ‘붉은 천사’ 은총이를 만나보자. 건강하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가족의 의미와 대한민국 아버지의 용기를 『우리 은총이』에서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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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글 머리에
첫 번째 이야기 _은총이 우리에게 오다
아빠의 일기 _‘사랑이’의 탄생 / 엄마의 일기 _엄마 아들로 와주어 고마워 /
엄마의 일기 _왜 아파 보이니? / 아빠의 일기 _스터지-웨버 증후군 /
엄마의 일기 _두꺼운 의학서적의 대본대로 /아빠의 일기 _촛불 하나 켜지 못한 돌잔치 /
엄마의 일기 _집이 된 병원 / 엄마의 일기 _엄마가 미안해 /
엄마의 일기 _은총 아빠 고마워요 / 엄마의 일기 _뒷다리가 쏘옥~ 앞다리가 쏘옥~ /
엄마의 일기 _첫 수술로 두 가지 한꺼번에 / 엄마의 일기 _마지막 희망, 뇌수술
두 번째 이야기 _우리는 가족이다
아빠의 이야기 _은행원에서 신용불량자로 / 엄마의 이야기 _평범함이 꿈인 우리 부부 /
엄마의 일기 _장애인 등록을 하고 와서 / 엄마의 일기 _첫 재활치료 /
아빠의 일기 _어린이 재활병원을 많이 지어 주세요 / 아빠의 일기 _지금 뿐 /
엄마의 일기 _처음 걸은 날 / 아빠의 일기 _우리 모두의 기적 /
엄마의 일기 _은총 아빠, 기운 내세요 / 엄마의 일기 _은총이, 어린이집 가다 /
아빠의 일기 _엄마아빠, 사랑해요 / 엄마의 일기 _1학년 1반 1번 박은총 /
아빠의 편지 _은총이 담임선생님께 / 엄마의 일기 _감사 또 감사 /
엄마의 일기 _당당한 고슴도치 엄마 /아빠의 일기 _좋은 아빠, 나쁜 아빠, 무서운 아빠 /
아빠의 일기 _뽀뽀쟁이 은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