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해방 60주년을 맞아 과거 일제의 식민통치가 우리의 어문생활에 미친 영향이 무엇일까 고찰해 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일제의 식민지배는 우리의 어문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영향은 두 가지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창씨개명’이나 ‘친일문학’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부정적 측면의 영향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문학의 근대성에 결부된 것과 같은 긍정적 측면의 영향이 그것이다. 이 분야의 인식도 다른 정치 ?경제사 중심의 인식과 마찬가지로 선험적 차원의 획일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책의 편집의도는 식민지배의 영향 가운데 지금까지 논의를 제기하는 일이 조심스럽고, 말 꺼내기조차 과히 편치 못했던 측면들까지 아우르는 다원적 논의의 마당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