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래픽 노블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 마블과 DC 코믹스. 국내 혹은 일본 만화와 이들 DC, 마블 만화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해당 출판사의 모든 작품이 한 가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같은 시기에 슈퍼맨과 배트맨의 작품이 연재된다면 이들이 별개의 활동을 하고 있어도 사실은 동일한 시간대의 같은 우주에서 각자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씩 여러 캐릭터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크로스오버 작품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설정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제약이 따름을 의미한다. 세계관의 완결성을 위해서는 스토리의 파격을 많은 부분 포기해야 한다. 설정 오류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너무도 거대한 역사 탓에 신규 독자의 유입이 쉽지 않은 것 또한 긍정적인 요소가 아니다. (물론 마니아들은 진입 장벽이 높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러한 각종 문제점들을 한번에 극복하기 위해, DC 코믹스는 커다란 칼을 빼 들었다. 2011년 ‘뉴 52!’라는 이름으로 전격 리부트를 감행한 것이다.
제아무리 저스티스 리그의 히어로들이라 할지라도 그들만으로 지구 전체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 우먼, 플래시, 사이보그, 아쿠아맨은 새로운 동료를 뽑기 위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초능력을 지닌 후보자들의 명단을 살핀다. 그러나 그 후보 중 하나는 리그의 일원이 되는 게 아니라 팀을 내부로부터 파괴할 목적을 지니고 있었으니! 오랜 세월 짜여 온 저스티스 리그 해체 음모는 그들의 가장 강력한 적 중의 하나가 귀환하여 리그의 본부를 기습한 순간 연쇄 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 우먼이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저스티스 리그도 리그의 이름을 지닌 다른 두 팀,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와 저스티스 리그 다크와 충돌한다! 그러나 히어로들 사이에 벌어진 이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그들의 가장 거대한 적 단 한 명뿐. 과연 저스티스 리그는 파멸의 위기를 넘기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