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군사학교

제국의 보병을 키우는 학교, SOA를 말한다

많은 미국인들이 오랫동안 자신의 '뒷마당'으로 여긴 지역에서 미국이 어떻게 억압적인 군사 기구를 건설했는지를 미 육군 아메리카 군사학교(SOA)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1946년 파나마 운하 지역에서 설립된 SOA는 중남미 국가들의 군대를 위한 미 육군의 거점이었다. SOA는 그동안 6만 명이 넘는 군인들에게 전투 기술과 반란진압 교리를 훈련 시켰다. SOA는 지난 10년 동안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SOA 졸업생들의 일부가 인권 유린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겉으로 드러난 현실의 이면을 탐색하여 SOA의 포괄적인 초상을 그려낸다. 저자는 국제 인권 단체들이 흉악한 범죄의 주범으로 고발한 퇴역 콜롬비아 장성을 면담하고 직접 수업을 참관하며, SOA 훈련생과 그 가족들을 따라 풍요로운 지역쇼핑몰에 가는가 하면 콜롬비아와 볼리비아의 코카 지배 농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SOA감시단의 비좁은 사무실에서 SOA에 반대하는 활동가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학교가 국가 폭력을 제도화해 중남미를 파멸시킨 과정과 그것을 종식시키려는 활동가들이 사용한 전략을 밝힌다.

또한 저자는 학교에 접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의 임무와 훈련 방법을 묘사하며 훈련생들, 졸업생들과 장교들이 중남미를 휩쓴 더러운 전쟁과 관련하여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들춰낸다. 또 미 제국 건설에서 SOA가 담당한 역할을 평가하면서 중남미의 가장 똑똑하고 야심에 찬 장교들이 어떻게 선 또는 악이라는 경직된 세계관을 주입받고 소비사회와 '아메리칸 드림'에 유혹당하며 마약과 '반란'에 맞선 전쟁에서 미국의 대리인으로 편입되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