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꼬박 30년 동안 교단을 지켜 온?한 교사의 교실 이야기이다. 우리는 전문성에 대하여 흔히 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며, 어떤 분야에서든 10년쯤의 성실한 노력에 대하여?고개 숙여 경의를 표하곤 한다. 그런데 30년이나?교단에 섰다는 저자의 고백은?우리를 당황케 한다.?
자동차 정비공은 일률적인 자동차 부품들의 분명한 기능을 이해하여, 그 기능에 대처하면 되는 일이지만, 교단의 일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십인십색(十人十色)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고 했던가? 아이들도 엄연한 인격체인 이상 단 한 명도?같은 개성은 없는 모양이다. 그러니 아이들을 대함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원리가 있을 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30년 경력인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책에는 한 교사의, 그것도 경력이 30년이나 되었다는 교사의 약 40가지의 쩨쩨한 학급운영 이야기가 결코 쩨쩨하지 않게 담겨 있다. 이 책은 선생님들의 교실이 '안녕하신지' 묻고 있지만, 선생님들은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저자 자신의 교실이 어느 때는 안녕하고, 또 어느 때는 안녕이 비틀거린다고 고백하고 있지 않은가. 선생님들은 책을 읽는 동안 공감을, 카타르시스를, 아이디어를, 용기를, 나아가 자성을 얻을 게 뻔하다. 그리고 그들 자신도 책 한 권 쯤의 자신의 이야기를 슬그머니 들추어보게 되리라. 그들의 책들이 자꾸만 세상에 등장하기를 바란다. 그럴수록 우리의 교육은 더욱 건강해지리라.
선생님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우리 학부모들도 이 책을 읽고 싶다. 우리도 학부모 공개수업의 날이 아닌, 일상 속의 교실이 궁금하다. 우리 아이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우리 아이의 민낯이 몹시도 궁금한 것이다. 우리 아이의 일상을 이 책 속에서 찾고 싶은 것이다.
? 이 책의 에피소드마다 매달려 있는 시는 정식 후에 입맛을 제대로 정리해주는 디저트 같다. 에피소드의 끝에 이어 읽는 시의 맛이 감칠맛 난다. 시가 에피소드를 돌이켜?보게 하며 감흥을 더욱 깊게 우려낸다. 시는 이야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아니, 시는 종종 본 이야기보다 훨씬 더 긴 여운을 남긴다. 시편만 따로 모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교사든 학부모든 읽을 만한 책이다.
Contents
문 열기 _ 6
4학년 1반 태성의 담임이 되다 _ 8
아이들을 만난 첫날_ 12
학년 초 전략, 칭찬 폭탄 터뜨리기_ 16
자부심 키우기 전략, 부모님과 연대하다_ 22
수학 영웅 만들기_ 26
아몬드 한 알_ 32
말의 칼, 말의 똥_ 36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_ 41
폭력 퇴치_ 47
기 승 전 그리고 너희들_ 53
쉬는 시간, 교실 바닥에 주저앉다_ 56
다시 또 혼자인 영은이와 수민이_ 61
기어코, 태성이가_ 64
미리 감탄하기_ 70
공기 시합_ 73
사자(獅子) 론(論)_ 83
그릇 론(論) _ 88
반찬에 대한 예절과 뒷담화_ 93
내가 버린 게 아니에요_ 98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_ 102
아이에게 좋은 선생님을 선물해주십시오 _ 106
버섯 키트를 키우는 이유 _ 110
배를 쥐고 웃는 하루 _ 114
명궁은 활쏘기를 멈추지 않는다_ 118
책은 많이 읽는데 내용을 물어보면 하나도 몰라요_ 121
꼭 호랑이가 되어야 한다면, 호랑이가 되겠다_ 126
혼나는 법까지 가르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_ 132
까칠한 수정이 1_ 140
까칠한 수정이 2_ 143
까칠하지 않은 수정이 _ 146
아이에게 도리어 방법을 묻다 _ 150
생활지도의 처음과 끝, 작은 불복종 다스리기 _ 155
다섯 명의 의리 맨 이야기_ 160
부적응 행동 대신, 잘하고 있는 아이 칭찬하기 _ 165
거울 앞에 서기_ 169
공짜로 걸어 온 30년 _ 173
버리기 상자, 지키기 _ 180
이면지 그리기_ 183
아이에게서 30cm만 떨어지세요 _ 186
학급을 뒤흔드는 학부모_ 191
학교를 일으키는 학부모, 선생님을 응원하는 학부모 _ 195
선생도 술이 필요할 때가 있다 _ 201
사족(蛇足)_ 204
문 닫기_ 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