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복권

존재하는 것을 이성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철학의 과제요,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요,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다." 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제는 헤겔 철학에 있어서 이성의 주도적 위치를 단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그는 그의 동시대의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성의 본성에 대한 인식을 자신의 철학의 과제로 삼았으며, 이 과제는 그로 하여금 새로운 이성 개념을 정립하는 데로 나아가게 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이성을 고정된 실체로서가 아니라 대립과 분열을 통일할 수 있는 자기운동하는 생동하는 실체, 즉 주체로서 정립하고, 이성이 인간의 의지나 자연 그리고 구체적인 사회 역사적 현실 속에서 실현되어 있다고 하는 독특한 이성 개념을 내놓았다. 현대의 많은 문제들을 전체적인 통일의 관점에서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헤겔의 이성 개념에 대한 진지한 검토는 이성사회의 이념을 마련하는 데 오늘날에도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