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은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시집으로,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구약의 『시편』이나 인도의 『베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아』처럼 한 문명의 시원을 대표하는 위대한 작품의 하나로 손꼽힌다. 모두 311편의 시詩가 수록되어 있다. 주周나라의 민간 가요를 채집하는 관원이 민간에서 불리는 시가詩歌를 채집하여 조정에 바친 것으로 민정民情과 풍속風俗을 살필 수 있는 자료였다. 그 외에도 공경대부公卿大夫가 천자에게 헌시獻詩한 것도 있다.
시기적으로 보면 서주西周 초기에서부터 춘추시대春秋時代에 이르기까지 500여 년에 걸친 시가들이 수집되었다. 따라서 주周 왕조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아울러 살펴볼 수 있어 역사적으로도 유의미한 자료이다.
전한前漢의 학자 모형毛亨이 『시경』을 대상으로 『고훈전?訓傳』을 지었는데 민간에만 전파되다가, 후한後漢에 와서 제자 모장毛?이 박사博士로 초빙되어 학관學官이 설립되자, 이를 모시毛詩라 하였다. 『모시정의毛詩正義』는 모시에 후한後漢의 정현鄭玄이 전箋을 더한 것을, 당唐의 공영달孔穎達 등이 당시까지 전래한 여러 자료를 중심으로 자세한 소疏를 덧붙여 총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