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으로 평가받는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의 대사상가인 공자孔子의 말과 행동을 기록한 언행록言行錄으로, 동양고전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동아시아 사회를 떠받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논어주소論語注疏≫는, 바로 이 ≪논어≫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저술된 가장 오래된 주석서注釋書이다. 주희朱熹의 ≪논어집주論語集註≫와 함께 대표적인 ≪논어≫ 주석서로 일컬어지며, 중국 위魏나라 하안何晏(193~249)의 ≪논어집해論語集解≫에 송宋나라 형병邢昺(932~1010)이 소疏를 단 것이다. ≪논어≫의 해석에 있어서, ≪논어주소論語注疏≫와 ≪논어집주論語集註≫ 사이에는 일정한 차이가 있는데, 우리는 그동안 ≪논어집주≫에만 익숙해 있었고, ≪논어주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편이었다. 아마도 번역된 책이 없었다는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을 터이다.
‘경전의 해석에 정답이 있을 수 없다.’는 현대 학계의 흐름에서 볼 때, ≪논어주소≫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주석서이다. ≪논어≫에 담긴 의미를 찾고 이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낸 주희의 노력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논어≫를 살피는 데에 ≪논어주소≫는 필수불가결한 주석서이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역작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도 ≪논어주소≫로 대표되는 고주古注와 ≪논어집주≫로 대표되는 신주新注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해석을 모색하기 위해 저술한 것이다.
따라서 ≪논어주소≫ 번역의 가장 큰 의의意義는 한국학韓國學과 동양학東洋學 연구자들이 ≪논어주소≫의 내용을 쉽게 파악하고 이해하여 균형 있는 시각으로 전문적인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아울러 산발적으로 진행되었던 ≪논어≫ 고주古注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고주의 내용을 상당 부분 수용한 ≪논어집주≫의 연구에도 훌륭한 참고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