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 곧바로 우리 땅 여러 곳을 걸었다. 낙동강, 동해안, 섬진강, 금강, 영산강을 따라 걷다 보니,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나머지 남해안과 서해안 그리고 내륙의 동부와 중부 및 서부는 죽 이어 걷지를 못하고 띄엄띄엄 걸었다. 걷고 난 뒤에는 미루지 않고 그날그날의 일정을 기록했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완성된 글로 정리했다.
정리된 글을 토대로 책을 내기로 하면서 약간의 고민이 따랐다. 우리 땅 걷기를 일지 형식으로 내는 것은,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식상할 것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었다. 그래서 걸으면서 만났던 생명들 특히 동식물을 간추려, 그것들을 다룬 시인과 생물학자의 저술에 결부시켜 서술하다 보니 한 권의 책이 되었다.(『걷는 자의 대지-길에서 만난 생명들』) 이어 그 책에 담지 못한, 걸으면서 찾아본 역사적 인물의 자취나 일상 인간의 모습 그리고 마주쳤던 사물의 의미를 살피니 또 한 권의 책이 되었다.(『걷는 자의 대지 2-길과 글 사이에서』)
그런데 그 두 권 책의 바탕이 되었던, 실제 우리 땅 걷기 과정은 고스란히 남았다. 너무 뻔한 것이라 치부하여 버리기에는 아까웠다. 더구나 앞의 두 책을 읽은 이들이 걷기 자체의 구체적인 과정을 물어오는 상황에서는. 이 두 가지 핑계에다 걷기를 마무리하는 심정으로, 순서가 뒤바뀐 모양새가 되었지만, 일지 형식으로 된 우리 땅 도보여행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첫째 날. 안면도
둘째 날. 태안 천리포수목원과 만리포해수욕장
셋째 날. 무안과 함평 그리고 고창
넷째 날. 고창 질마재와 정읍의 정읍사공원
다섯째 날. 김제 벽골제와 군산 채만식문학관
여섯째 날. 서산 해미읍성과 용현리 마애삼존불
일곱째 날. 수원 화성과 인천 검단
여덟째 날. 강화 고려궁지
아홉째 날. 부여 무량사와 김시습부도비
열째 날. 부여 부소산
8부_내륙 동부 몇 곳을 걷다
첫째 날. 영천 도계서원과 임고서원
둘째 날. 예천 회룡포와 의성 구봉공원 주변
셋째 날. 군위 위천
넷째 날. 원주 박경리문학공원과 제천 의림지
다섯째 날. 제천 배론성지와 단양 도담삼봉
여섯 째 날. 횡성 섬강과 홍천 홍천강
일곱째 날. 춘천 김유정문학촌과 공지천
여덟째 날. 남원 만복사지와 경주 용장사지
아홉째 날. 청도 청도천
9부_내륙 중부 몇 곳을 걷다
첫째 날. 의령 안희제생가와 곽재우생가
둘째 날. 함안 칠서 무산사
셋째 날. 충주 탄금대와 진천 백곡지
넷째 날. 진천 왜가리 번식지와 괴산 홍범식 고택
다섯째 날. 여주 영릉과 양평 두물머리
여섯째 날. 남양주 정다산 유적지와 다산 생태공원
일곱째 날. 청원 단재사당과 옥천 정지용생가
여덟째 날. 영동 난계사당
아홉째 날. 합천 홍류동천과 거창 박물관
열째 날. 합천 삼가 남명선생유적지
10부_내륙 서부 몇 군데를 걷다
첫째 날. 예산 추사고택과 아산 이충무공묘
둘째 날. 천안 홍대용생가지, 과학관, 묘소와 유관순열사사우
셋째 날. 공주 송산리고분과 마곡사
넷째 날. 공주 곰나루와 공산성
다섯째 날. 안양천과 마포
Author
하창수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 문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하였다. 무크지 [지평]으로 평론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평론집 『삶의 양식과 소설의 인식』, 『암벽의 사상』, 『맞서지 않는 길』, 『집의 지형』, 『집의 지층』, 『길의 궤적』, 『길의 현존』 등과 산문집 『걷는 자의 대지』(길에서 만난 생명들), 『걷는 자의 대지 2』(길과 글 사이에서) 등이 있다.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 문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하였다. 무크지 [지평]으로 평론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평론집 『삶의 양식과 소설의 인식』, 『암벽의 사상』, 『맞서지 않는 길』, 『집의 지형』, 『집의 지층』, 『길의 궤적』, 『길의 현존』 등과 산문집 『걷는 자의 대지』(길에서 만난 생명들), 『걷는 자의 대지 2』(길과 글 사이에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