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 고장 바다의 섬들에 바치는 찬양이요 경의요 그리고 무엇보다 애정을 겸하고 있으며, 그 염원을 담아서 우리의 섬들을 이웃사촌으로 되사귀고자 하였다. 이 한권으로 엮어진 글들은 서로 문 여는 소리를 듣고 들려주자는 뜻을 담고 있으며, 서로 맞잡은 손과 손들 사이에서 훈김이 되자는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Contents
1. 그 산, 그 마을, 그 집에 가면
곰실의 초가삼간
그 지붕 아래 서면
구들장, 아랫목
덕유산, 검정 고무신
고갯길, 고개 마루에 서서
2. 어머니, 아낙, 그리고 새댁을 찾아서
호미자루 녹이는 아낙들
어느 새댁의 물병
불씨 지켜 오백 년
장독대와 장독줄
죽음의 우물
마음 비운 여인의 푸른 돈
3. 비석과 돌에도 못다 새긴 목숨
님 맞이 가는 어머니를 위해서
어느 비석에 새긴 민의
개비도 있다더냐
들돌이라니
4. 그 귀한 자국을 뒤밟으면
돼지타령
북어풀이
똥오줌 예찬
까치밥이 걸린 나무
왜 목 먹어!
낟알 털고 시름도 털고
난장판과 몽당연필
5. 바위에 새겨진 에로스
벌거벗은 여자
그네 타는 오르가즘
알몸의 사내들
땅과의 사정
춤 추는 달
6. 귀양가듯 섬에 가면
허민이란 이름의 백성들
육지섬의 군장패와 바이칼호
설운장군
7. 삶만큼 그리운 죽음을 찾아서
삶의 노래
푸른 눈의 조선인
비석도 땀 흘리거늘
죽어서 새가 되면
초분, 그 초라한 무덤
돌배 타고 가는
봉분이 의미하는 것
8. 머나먼 세계의 끝이듯이
할머니들의 고추 따먹기
목숨 열리게 한 물
구들, 냉동 사회에서 생각하는 우리들의 구들목
어느 장독대의 사연
남해 바다의 섬들
1932년 경상남도 고성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국문학 및 민속학을 전공했다. 서울대학교 국문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했다. 서강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 객원교수, 인제대학교 문과대학 교수, 계명대학교 한국학연구원 원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등을 역임했다. 1963년 김정반이라는 필명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당선했다. 문학과 미학, 신화와 역사를 아우르는 그의 글쓰기의 원천은 탐독이다. 어린 시절 허약했던 그에게 책은 가장 훌륭한 벗이었으며,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두고 간 짐 꾸러미 속에서 건진 세계문학은 지금껏 그에게 보물로 간직되었다. 이순(耳順)이 되던 1991년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같은 삶을 살고자 고성으로 낙향했고, 자연의 풍요로움과 끊임없는 지식의 탐닉 속에서 청춘보다 아름다운 노년의 삶을 펼쳐 보였다. 여든의 나이에도 해마다 한 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며 수십 차례의 강연을 하는 열정적인 삶을 살다가 2013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연구 인생 60여 년을 오로지 한국인의 질박한 삶의 궤적에 천착한 대표적인 한국학의 거장이다. ‘한국학’의 석학이자 지식의 거장인 그의 반백 년 연구인생의 중심은 ‘한국인’이다. 문학과 미학, 신화와 역사를 두루 섭렵한 그는 한국인의 목숨부지에 대한 원형과 궤적을 찾아다녔다.
특히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와 『한국인의 자서전』을 통해 한국인의 죽음론과 인생론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주요 저서로 『김열규의 휴먼 드라마: 푸른 삶 맑은 글』, 『한국인의 에로스』, 『행복』, 『공부』, 『그대, 청춘』, 『노년의 즐거움』, 『독서』, 『한국인의 신화』, 『한국인의 화』, 『동북아시아 샤머니즘과 신화론』, 『아흔 즈음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