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

세계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을 기조로 하는 신자유주의가 등장한 이후 기업은 이른바 유연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고용하되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정규직 노동자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면서도 노동조합을 구성하는 등의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행사하기 어렵다. 노동권은 고용주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야 하는 임금 노동자의 종속성과 취약성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되었지만 비정규직은 형식상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노동을 결정하는 자영 노동에 가깝기 때문에 노동자는 노동권에서 소외되고 고용주는 책임에서 벗어나게 된다. 따라서 임금 노동자만을 노동자의 전형으로 보는 기존의 노동권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 책은 노동권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청하며, 달라진 사회 구조를 반영해 노동권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