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공화주의 정치철학은 사회 구성원 각자로 하여금 자유를 누리도록 하되 법 이외에는 어느 누구의 지배도 불허하고, 시민의 미덕을 함양하여 배려와 존중이 가능한 형제애를 갖추게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공적 조화를 이루어 자치를 도모하며, 밝은 미래를 향하여 공동선을 추구하는 사조라고 할 것이다.
세계화, 정보화, 후기산업화, 탈냉전화, 탈물질주의화 등으로 표현되는 21세기에는 자유지상주의와 다원주의가 사회이익을 더욱 파편화시킴으로써 국민통합과 국가통합에 더 많은 한계를 노정시키는 만큼, 이를 넘어서기 위한 ‘21세기 공화주의’가 필요하다.
『21세기 공화주의』는 개인에 방점을 두는 각자도생(各自圖生)도 아니고, 전체만을 중시하는 멸사봉공(滅私奉公)도 아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살려서 공공성을 활짝 여는 활사개공(活私開公)이다. 따라서 21세기 공화주의는 현실 정치의 최대 현안, 즉 산업화와 민주화를 대변하는 두 진영 간의 퇴행적인 적대관계를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