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의 집합만으로도 박용구 선생의 문체와 생각의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 『메신저 2045 : 박용구 선집 0권 서문 집합』의 구성
이 책은 박용구 선생이 평생 쓰고 냈던 저서 23권의 서문 모음집이다. 『교양의 음악』의 경우에는 전집 중 각 편의 개관글을 함께 실었다. 또 서문이 아니라 여러 필자가 함께 쓴 책에 수록된 전문을 소개한 경우도 있지만, 저자의 본문이 아니라 서문만 모은 독특한 기획이다.
‘무슨 서문으로 책이 되랴’ 싶겠지만 엮다 보니 1940년대부터 2015년까지 박용구 선생의 문체와 생각의 변화와 흐름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었거니와,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서구 음악과 예술의 흐름을 읽기에 손색이 없었다. 근대 이후 우리가 서양 음악을 수용하는 동안 시대마다 다르던 고민과 양상도 읽혔다. 짤막한 서문은 그 책을 태어나게 한 작가의 이유와 시대의 이유를 알려 주는 증거이자 그 자체로 뛰어난 수필이기도 하다. 또한 막연한 서구 음악의 소개가 아니라 우리 입장에서 서양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 질문을 던지는 글들이다. 선생의 대표작이자 우리 나라 최초의 근대적 음악 평론집인 『음악과 현실』처럼,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지난 한 세기 우리 음악과 현실의 평론집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