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은 고려 때 수선 결사(修禪結社)의 제2세 법주인 진각 혜심(眞覺慧諶) 국사가 선문 공안(公案) 1,125칙(則)을 불경 또는 조사(祖師)의 어록에서 발췌한 다음, 그에 대한 강령의 요지를 제시한 염(拈)과 찬송을 붙여 완성한 30권으로 이뤄진 선종의 지침서이다.
『선문염송』의 제1권에는 석가모니불에 대한 30가지 화제를 수록하였고, 제2권에는 석가모니 직계제자들의 화제 41개를 수록하였다. 제3권에는 여러 불경에 실린 화제와 조사에 대한 화제 32개를 수록하였고, 제4권에는 제6조 혜능(慧能)부터 혜충국사(慧忠國師)까지의 화제 33개를 수록하였다. 제5권부터는 중국 선종의 오가칠종(五家七宗)의 고승들이 남긴 법문 가운데 화제가 될 만한 것들을 모으고, 그 화제 밑에 공안을 들어 대중에게 제시하고 평하기도 하는 염(拈), 공안의 본뜻을 알리고자 시로 간결하게 참뜻을 내보이는 송(頌), 공안 속에서 답변이 막힌 쪽을 대신하는 대(代), 문답의 주인을 다르게 말하는 별(別), 공안 속의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징(徵), 긴 송(頌)인 가(歌)를 함께 채집하여 수록하였다. 『선문염송』은 일찍부터 우리나라 선문의 기본 교과서로 채택되어 선종의 승려들은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필독서였다.
1964년 1월 ‘무(無)’자 화두를 타파하고 큰 깨달음을 얻은 백봉 김기추(1908~1985) 거사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승속을 막론하고 처음 『선문염송』을 강론하고 『선문염송요론』이란 제목으로 총 15권을 책(법보시용)으로 펴내고 입적했다. 도서출판 비움과소통은 선(禪)의 대중화를 위해 백봉 거사 입적 30주년을 기념, 『선문염송』 제1권부터 15권까지 단계별로 영인(影印)ㆍ간행하여 시중 서점을 통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 책 『선문염송요론』제2권에는 모두 41가지의 선문답이 담긴 선화(禪話)를 바탕으로 백봉 거사가 번역과 강론을 통해 생활선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지금 여기’ 바로 이 당체(當體)에서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선종(禪宗)의 핵심 종지를 체득하고 삶 속에서 진실을 구현하는 깨달음의 기연(機緣)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