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은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유럽에 걸쳐 산문으로 된 문체를 구사한 최초 최고의 소설이다. 100편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이 책의 내용은, 17세기에 영어로 번역된 책에 붙여진 '환락 · 재치 · 웅변 그리고 대화의 본보기'라는 표제에 잘 나타나 있듯이, 14세기 이탈리아의 인간상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익살스러운 이야기에서부터 가장 오묘한 감정에 이르기까지 놀랄 만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등장 인물도 너무나 다양하다. 황제, 국왕, 승려, 참회승, 수도사, 수녀, 전제 군주, 성주, 부호, 숙녀, 농민, 술집 주인, 상인, 와가, 의사, 법률가, 학생, 창녀, 시골 아가씨, 하녀 등등이다. 이야기의 어떤 것들은 시시하기도 하고, 당시의 윤리관에 어긋나기도 하지만, 그 어느 하나도 독자들의 흥미를 잃게 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