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구. 이 책의 세계에서는 ‘사자(使者)’라는 한자를 쓰고 ‘츠나구’라고 읽는다. 죽은 자와 산 자를 만나게 해줄 수 있는 창구이다. 산 자의 의뢰를 받아 죽은 자와 교섭하고 면회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츠나구의 일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존재인 츠나구에 대해 등장인물 중 한 명은 “도시 괴담 같은 이야기인 줄 알았다.”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나 내가 세상을 떠난 그리운 사람과의 만남을 갈망하여 츠나구를 찾아 헤매더라도, 츠나구를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인연’에 달린 것이다.
작가 츠니무라 미즈키는 새삼스럽게 소개할 필요도 없는 인기 작가지만, 그의 다양한 작품 중에서도 2010년에 출간된 『사자 츠나구 1』은 유난히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오랜 세월 츠나구로 지낸 다정한 할머니로부터 그 역할을 물려받은 고등학생 시부야 아유미. 그 소년의 눈을 통해 죽은 자와의 재회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과 하룻밤의 만남으로 발생한 파문과 같은 드라마를 그려낸 아름다운 연작 단편집이다.
이 책은 그 대망의 후속작이다. 작품 속 시간은 전작으로부터 7년 후의 이야기이며, 아유미는 작은 장난감 회사에 다니는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츠나구로서의 경험도 쌓아나가며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을 텐데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좀처럼 그가 등장하지 않는다. “내가 츠나구.”라고 말하는 건방지고 어딘가 통달한 듯한 아역 배우 같은 이 여자아이는 도대체 누구일까? 그런 궁금증을 자아내는 첫 번째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5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 속 아유미의 시간은 7년이 흘렀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에 많은 자연재해가 일어났고 수많은 안타까운 이별이 있었다. 그리고 죽은 자를 위한 기도에 우리는 수없이 고개를 숙여왔다. 이런 혹독한 시대에 『사자 츠나구』 시리즈만큼 적절한 이야기는 없다.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에게 다가가, 생명의 존귀함을 찬미하면서 “죽음이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준다. 예로부터 이야기라는 것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내일을 향한 용기를 주기 위해 계속 만들어져 왔기 때문이다.
Contents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아
고요함이 존재감을 드러내듯
바다는 아무 일 없이 평온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는 것들
다시 벚꽃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감사의 말_츠지무라 미즈키
Author
츠지무라 미즈키,오정화
1980년 2월 29일생. 야마나시 현에서 태어나 치바 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쓴 소설이 호러 소설일 정도로 어릴 때부터 호러와 미스터리를 좋아했다. 2004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로 제3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2011년 『츠나구』로 제3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범죄를 테마로 한 소설집 『열쇠 없는 꿈을 꾸다』로 제147회 나오키상을 수상, 2018년 『거울 속 외딴 성』으로 제15회 서점대상 1위가 되며 장르를 넘어 일본 문학을 이끄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난임 부부와 열다섯 살 미혼모라는 두 가족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긴 여운을 남기는 『아침이 온다』는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로까지 제작되었고, 영화는 2020년 칸 영화제에 초청되는 환영을 받았다. 그 외 저서로는 『얼음고래』 『테두리 없는 거울』 『어쩌다 너랑 가족』 등이 있다.
1980년 2월 29일생. 야마나시 현에서 태어나 치바 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쓴 소설이 호러 소설일 정도로 어릴 때부터 호러와 미스터리를 좋아했다. 2004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로 제3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2011년 『츠나구』로 제3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범죄를 테마로 한 소설집 『열쇠 없는 꿈을 꾸다』로 제147회 나오키상을 수상, 2018년 『거울 속 외딴 성』으로 제15회 서점대상 1위가 되며 장르를 넘어 일본 문학을 이끄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난임 부부와 열다섯 살 미혼모라는 두 가족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긴 여운을 남기는 『아침이 온다』는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로까지 제작되었고, 영화는 2020년 칸 영화제에 초청되는 환영을 받았다. 그 외 저서로는 『얼음고래』 『테두리 없는 거울』 『어쩌다 너랑 가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