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밧그로, 군도 소?가, 데걱???며……” 글자는 낯설지 몰라도 소리는 익숙하니, 그는 곧 이야기가 된다. 지금 신문에 이야기가 실리는 것처럼, 100여 년 전의 신문에도 이야기가 실렸다. 조선 후기 서사문학이 ‘신문’이라는 근대적 매체와 만나면서, 서사와 논설이 결합된 ‘서사적 논설’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근대 단형서사이다. 1900년대 여러 민간 신문이 발간되면서 활성화된 단형서사를 집대성한 [1910년대 [매일신보] 단형서사 자료집(소명출판, 2016)]이 출간되었다.
근대 한국어문학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단행본 위주의 문학 작품을 읽는 방법도 있고, 잡지를 중심으로 근대 시기를 이해하는 방법도 있다. 그 중 근대 신문은 이 시기 문학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1910년대는 일제의 조선 침탈로 인해 언론?출판에 대한 억압 정책이 강화되던 시기였다. 그로 인해 조선총독부 기관지 역할을 한 [매일신보] 외에는 제대로 된 언론 매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1910년대 문학 지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매일신보]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기존 문학사에서 1910년대 문학에 대한 논의는 이광수의 [무정]을 비롯한 굵직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근대 시기 문학의 다양성을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문학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작품들 이외의 서사 작품을 꼼꼼하게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1910년대 [매일신보] 소재 단형서사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료 접근의 어려움이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은 1910년대 [매일신보] 소재 단형서사의 원문을 입력?정리하여, 자료 접근의 어려움을 해소함으로써 다양한 양식이 혼재하던 1910년대의 문학 지형을 섬세하게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