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자치통감강목』을 중시하여 무려 100독을 하였으며, 역사에 뛰어난 대신大臣들과 학사學士들에게 명하여 이 책과 관련된 서적을 모아서 연구하여 주석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사정전훈의 자치통감강목』이다. 사정전思政殿은 경복궁景福宮의 편전便殿으로 바로 세종대왕을 상징하는 것이고, 훈의訓義는 ‘의미를 해석한다.’는 뜻으로, ‘훈의’는 『자치통감강목』에 단 주석을 가리킨다. 본래 주희朱熹의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은 성리학性理學에 입각한 정통론적 입장에서 쓰인 강목체綱目體 사서史書로 조선시대 학자들의 역사에 대한 논의, 평가, 서술에 있어서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이는 조선시대 임금들이 경연經筵에서 읽던 대표적 역사서로 이와 관련된 내용이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이나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 자주 등장한다. 서거정徐居正은 훈의에 대해, 당시 중국의 여러 서책을 참조하였으며 글자의 음과 해석, 구두句讀까지 상세히 갖추었는데, 이는 모두 세종대왕의 재량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며 그 정밀함은 고금에 없었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