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

“며칠 안에 좀비가 될 운명이라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좀비 사태는 평일 오후의 서울 지하철 2호선 객차에서 시작됐다. 갑자기 좀비로 변한 승객이 다른 승객들을 덮치면서 객차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곧이어 다른 지하철 차량들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치안당국이 문제의 차량들을 한강 위에 정차시키고 적절한 대책을 궁리하는 사이, 전국 각지에서 느닷없이 생겨난 좀비들이 사람들을 덮치면서 한국 사회의 치안과 각종 시스템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린다. 사태는 이윽고 한반도 너머로까지 확산된다. 조종사가 좀비로 변해버린 민항기가 대도시 도심에 추락해 빌딩들을 무너뜨리고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가 하면 고급 유람선이 좀비만 가득 탄 유령선으로 변하는 등의 충격적인 사건들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면서 세계 각국의 시스템도 차례차례 붕괴된다.

외진 산골에 있는 명문 공과대학 숨텍의 총장은 사태가 벌어진 직후에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침을 시행해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벌어지는 참상이 교내에서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 시도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 여겼던 캠퍼스에 좀비들이 출현하면서 교내에 남아 있던 수백 명이 좀비로 변하고 살육되는 끔찍한 참극이 벌어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한 울타리 안에서 같이 생활하고 연구하던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 자신들을 덮치는 악몽 같은 상황에서도 어찌어찌 살아남은 사람들은 한자리에 모여 사건의 발단과 전개과정을 되짚어가며 상황을 파악하던 중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